올해 첫 금융사고로 업계 주목…240억 규모 배임 공시
김성태 기업은행장, 임기 막바지 리더십 발휘할 지 관심
![IBK기업은행이 최근 사내 안팎으로 여러 이슈에 몸살을 앓으면서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따르는 가운데 임기 말년을 맞은 김성태 기업은행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박헌우 기자](//cdn2.ppomppu.co.kr/zboard/data3/tf_news/2025/0120/202540881737338479.jpg) | IBK기업은행이 최근 사내 안팎으로 여러 이슈에 몸살을 앓으면서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따르는 가운데 임기 말년을 맞은 김성태 기업은행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박헌우 기자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IBK기업은행이 최근 사내 안팎으로 여러 이슈에 몸살을 앓으면서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사갈등, 금융사고, 소송 리스크라는 삼중고에 직면하면서 임기 말년을 맞은 김성태 은행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남은 임기 동안 김 행장이 막판 리더십을 발휘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20일 금융권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지난 9일 기업은행 전현직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에서만 7년 넘게 심리한 끝에 나온 결론이다. 기업은행 노조와 전현직 직원 1만1202명은 앞서 지난 2014년 6월 기본급의 600%인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측에 소송을 제기했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의 파기환송에 따라 노조 측의 승소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점쳐진다. 승소가 확정되면 소송가액 775억원에 이자를 합쳐 약 2270억원의 임금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도 여전히 합의점을 못 찾고 있는 실정이다. 노조는 기본급 250% 수준의 특별성과급 지급과 시간외수당 1인당 약 600만원 지급, 우리사주 100만원 증액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승인을 이유로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노조는 지난해 12월 말 단독 총파업에 나섰고 오는 2~3월까지 진전이 없을 경우 추가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새해 첫 금융사고로 내부통제 부실 역시 지적되고 있다. 지난 9일 IBK기업은행은 업무상 배임으로 239억500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금융사고는 지난 2022년 6월~2024년 11월 사이 서울 강동구 소재 지점들에서 부동산담보 가격을 부풀려 담보보다 많은 대출을 승인한데서 비롯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일 검사 인력을 파견해 현장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다만, 금융권에선 사고 마지막 시점이 지난해라는 점에서 기업은행이 '책무구조도' 첫 대상은 되지 않을 것으로 관측한다. 노사갈등, 금융사고, 소송 리스크라는 삼중고에 직면하면서 내년 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성태 행장이 이러한 위기들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이목이 쏠린다. 김 행장은 부임 당시 '내부 인사' 출신이라는 점에서 내부통제와 노사 갈등 등을 해결할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특히 국책은행 특성상 기업은행 은행장은 통상 금융관료들을 은행장으로 지내는 관행이 있었으나 김 행장은 이를 깨고 기업은행 은행장에 올랐다. 그러나 취임 이후 노조와의 협상 과정이 장기화되고 금융사고도 겹치며 노사 갈등 해소와 내부통제 모두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최근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성장 덕에 사상 최대 실적을 써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6% 성장한 2조19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수치다.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243조6000억원으로 1년 전 대비 12조원 가까이 늘었다. 시장 점유율도 0.08%포인트 증가한 23.32%로 1위를 지켰다. 다만 건전성 지표는 악화된 상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 동기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1.31%를 기록했다. 연체율 역시 같은 기간 0.22%포인트 오른 0.85%를 기록했다. 특히 기업부문 연체율이 0.64%에서 0.86%로 0.22%포인트 올랐다. 비이자이익도 개선도 여전한 과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누적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한 3722억원을 기록했다. 비이자이익 비중도 5.9%에 불과하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2025년 시무식에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IBK기업은행](//cdn2.ppomppu.co.kr/zboard/data3/tf_news/2025/0120/202540331737338551.jpg) | 지난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2025년 시무식에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
김 행장은 2025년 시무식에서 책무구조도 기반의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빠르게 안착시키고 고객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금융판 재해중대법이라고 불리는 '책무구조도'는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다. 책무구조도에 기반한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의무를 부여받은 금융지주 및 은행 임원들은 금융사고 발생 시 담당 직책별로 신분적 제재를 받게 된다. 김 행장은 올해 5가지 중점과제로 △핵심가치인 중소기업금융 강화 △고객과 사회를 위한 미래가치 제고 △부문별 균형성장을 통한 융합가치 창출 △철저한 건전성 및 수익성 관리를 통한 튼튼한 은행 완성 △반듯한 금융 완전 정착을 제시했다. 김 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이자·비이자, 은행·자회사 부문의 불균형을 해소해 경영의 안정성을 높이고, 선진국과 신흥국으로 이원화된 글로벌 금융벨트 확장 전략을 차질 없이 이행해 성과창출을 강화하겠다"며 "금융사기 예방 등 금융소비자보호를 강화하고 책무구조도 기반의 내부통제 관리체계를 빠르게 안착시킴으로써 고객신뢰를 유지·확보해 나가겠다. 공정한 인사와 충분한 직원 소통 등을 통해 행복하고 활력 넘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남은 임기 동안 김 행장이 막판 리더십을 발휘할 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기업은행의 영업이익도 올라가고 내부통제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직개편과 임원인사기까지 있던 것으로 알고있는데, 기업은행장의 리더십을 통해 조직쇄신을 위해 노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