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경제 심리가 위축되면서 고용이 둔화하고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하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경기 진단이 한층 더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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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17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 ‘완만한 경기 회복세’ 라는 문구를 빼면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 심리 위축 등 하방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평가했었다. 또 지난달까지는 “우리 경제는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물가에 대한 언급을 이어갔다.
이번 달에는 ‘하방 위험 증가 우려’라는 표현이 ‘하방 압력이 증가했다’는 평가로 전환됐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탄핵 정국과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피해를 거치면서 경제 심리가 위축되면서, 우려가 현실화했다는 판단을 내놓은 것이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지난 11월 발표된 산업활동동향은 약한 흐름이 (실제로) 나타났고 12월 고용동향에서 취업자 수 증가폭은 (3년 10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며 “또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12.3포인트 빠졌는데 상당한 폭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을) 참고해서 ‘우려’라는 표현을 뺐다”고 말했다.
이번 달부터는 그린북에서 2022년 4월부터 언급해왔던 물가에 대한 언급을 빼고 고용 상황에 대한 평가를 추가했다. 고용에 대한 평가가 담긴 건 지난해 1월 이후 처음이다. 김 과장은 “물가는 안정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고용지표는 마이너스를 기록한 상황이어서, 앞으로는 거시 경제 측면에서 중요도에서 고용이 좀 더 커졌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제 지표는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고용 부문에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취업자 수는 5만2000명 줄면서 3년 10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15세 이상 고용률도 전년동월대비 0.3%포인트 하락한 61.4%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111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17만1000명 늘었다.
소비·투자 등 내수 회복세도 미약하다. 11월 소매 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했지만,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88.4로 전월보다 12.3포인트 급락했다. 12월 마트 매출액도 전년보다 -3.0% 줄어들었다. 기재부는 12월 소매 판매는 마트 매출액 감소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신용카드 승인액(5.4%), 승용차 내수 판매량(6.7%), 백화점 카드 승인액(2.3%) 증가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11월 설비투자지수도 기계류(-2.0%) 투자가 줄면서 전월보다 1.6% 감소했다. 11월 건설기성(불변)은 토목공사(7.7%) 개선에도 건축공사(-2.9%) 감소하면서 전월보다 -0.2% 줄었다. 경제의 또 다른 축인 수출은 12월 역대 최대 수출을 경신하는 등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2월 수출은 전년 동월보다 6.6% 증가하며 15개월 연속 ‘플러스’를 나타냈다.
글로벌 경제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한 가운데 통상환경 변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컨트롤타워로 관계기관이 공조해 2025년 경제정책방향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