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3.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비상계엄 여파로 치솟은 환율, 대외신뢰도 하락 우려를 잠재우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심지어 비상계엄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경제성장률까지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한편,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연합뉴스 | ◆한은 “경기 부양보다 환율 안정”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6일 2025년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저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 모두 지금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한 상황으로 판단했다”면서도 “국내외 정치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금리를 동결한 가장 큰 이유는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고공행진 중인 환율이다. 이 총재는 “계엄사태로 인한 정치적 변화가 환율에 영향을 줘 우리나라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이나 미국과의 금리 격차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계엄 전 1400원이었던 환율이 1470원으로 오른 것 중 50원은 세계 공통으로 영향을 주는 강달러 탓이었다면, 적어도 20원에서 많게는 30원이 계엄 영향이었다고 덧붙였다. 고환율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도 복병이다. 이 총재는 “환율이 1470원대로 유지된다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저희가 예측했던 1.9%보다 0.15%포인트 올라 2.05%가 될 것”이라며 “국제 유가가 같이 올라가면 (물가에 미치는) 임팩트가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상계엄에 성장률 추가 하향 비상계엄 여파는 환율뿐 아니라 지난해와 올해 성장률 전망치에도 타격을 줬다. 이미 수출 둔화와 내수 침체로 2월에 하향 조정하려던 수치를 더 끌어내린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12월 물가설명회 때 4분기 성장률을 0.4%라고 했는데 소비나 내수, 특히 건설 경기가 예상보다 많이 떨어지고 있어 0.2%나 더 밑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변화가 없더라도 4분기 성장률이 계엄 사태 영향을 받아 떨어지면 2024년 성장률도 더 낮아지고, 기저효과로 인해 올해 성장률도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한은은 지난해 11월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2024년과 2025년 성장률을 각각 2.2%, 1.9%로 하향 조정했는데 여기서 더 내릴 것이라는 설명이다. | 서울 강남구 업비트 본사의 모습. 뉴시스 | ◆업비트, 영업정지 처분 받을까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가 고객확인의무(KYC) 위반과 해외 미신고 거래소 입출금 거래 등을 이유로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9일 업비트에 대해 특정금융거래정보법 위반으로 일부 영업정지 제재 내용을 사전 통지했다. 제재 내용은 영업정지 기간 신규 고객 관련 영업 제한이다. 기존 고객은 업비트에서 거래가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업비트가 해외 미신고 거래소 영업 및 KYC 위반 등으로 자금세탁방지(AML)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업비트가 해외 미신고 가상자산 거래소와 영업을 한 점도 문제가 됐다. 업비트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면허갱신 심사를 받고 있는데 이번 제재 처분이 확정될 경우 향후 사업권 갱신 절차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21일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업비트에 대한 제재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영업정지 외에도 KYC 위반 등에 대해선 건당 최대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는 “현재는 제재 결과가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제재심의위원회 등 향후 절차를 통해 충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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