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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설 연휴에… 여행업계 ‘반색’ 소상공인은 ‘울상’
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1-10 06:00:00
장거리 해외여행 예매율 증가
우려했던 LCC 기피 현상 없어
“설 연휴 대목마저 놓치게 될라”
오피스·도심 상권은 깊은 한숨


27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길어진 연휴를 이용한 해외여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뜩이나 혼란한 정치 상황으로 어려움을 호소했던 소상공인들은 해외여행 증가로 설 연휴 대목마저 놓치게 될까 봐 울상이다.

9일 여행업계는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해외여행 상품 예약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정부는 설 연휴 기간 내수경기 진작을 도모하기 위해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다.
25∼26일 주말에 이어 28∼30일 설 연휴까지 모두 엿새를 연달아 쉴 수 있고, 금요일인 31일까지 쉴 경우 최대 9일까지 설 연휴를 즐길 수 있다.

사진=뉴스1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저비용항공사(LCC) 및 해외여행 기피현상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현실은 달랐다.
진에어·티웨이·에어서울 등 LCC의 항공권 예매율은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고, 연휴가 길어지면서 비행시간이 긴 여행을 계획하는 고객이 증가했다고 한다.
여행사 ‘참좋은여행’에 따르면 임시공휴일 지정 소식이 전해진 8일 하루에만 80여명의 고객이 예약을 진행했고, 이들 대부분은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구간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공휴일이 지정됐던 2023년 추석 연휴와 지난해 10월 국군의날에도 여행사들의 예약률은 증가했다.

지난해 어려워진 경영을 토로했던 소상공인들은 이번 설 연휴 대목마저 놓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83.6%가 2023년 대비 지난해 경영사정이 곤란해졌다고 답했고, 불안한 정치 상황으로 피해를 보았다고 밝힌 소상공인도 46.9%에 달했다.
경북 경산시의 한 공설시장에서 과일 소매업을 하는 이모씨는 “그나마 설 연휴에 선물용이나 차례용 과일이 좀 나가는데 해외여행이 증가하면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들 설 연휴 대목을 노렸는데, 손님들이 해외로 다 떠나면 누가 과일을 사냐”고 토로했다.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오피스 상권의 소상공인들도 길어진 공휴일이 싫다.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청 근처에서 레스토랑을 운영 중인 오모(33)씨는 “연휴에 해외로 떠나는 분들이 많아질 것이란 이야기에 식재료도 평소보다 절반 정도 줄여 주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서 5년째 참치집을 운영 중인 강모(50대)씨도 “회사원들을 주로 상대하다 보니 휴일에는 매출이 줄어드는 편이라 이번 임시휴일이 전혀 반갑지 않다”고 한숨 쉬었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위원은 “이번 조치가 지방 상권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오피스상권이나 도심권 상권의 경우 오히려 인구가 빠져나가다 보니 불이익이 따를 수밖에 없어 이러한 사각지대를 위한 정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건호·채명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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