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3년간 모아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년 대비 2년가량 기간이 단축됐는데 고금리 등 여파에 집값이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자가 보유율은 전국적으로 감소했으나 신혼부부나 청년의 경우 내 집 거주가 늘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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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의 ‘2023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주거실태조사는 국민 주거생활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파악하고, 주택정책 수립 등에 참고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표본조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6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서울에서 월급을 모아 내 집을 마련하는 데 드는 시간이 단축됐다. 지난해 자가 가구의 연 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수(PIR.Price Income Ratio)가 서울은 13배(이하 중위수)로 전년(15.2배)보다 소폭 줄었다. PIR은 월급을 쓰지 않고 꼬박 모아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뜻한다. 같은 기간 수도권은 9.3배→8.5배, 광역시 등은 6.8배→6.3배로 감소했다. 전국 기준으로는 6.3배로 전년과 동일한 수준을 나타냈고, 17개 시·도 가운데 PIR이 오른 곳은 경북(3.4배)과 경남(4.5배)뿐이었다.
이는 조사 시점에 고금리 등 여파로 집값이 하락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PIR은 매년 6월 기준으로 조사한 주택가격을 반영해 산출한다. 서울의 경우 2021년 14.1배였던 PIR이 집값이 상승하던 2022년에는 15.2배로 커진 바 있다.
전국 주택 자가 보유율은 60.7%로 전년(61.3%) 대비 0.6%포인트 감소했다. 실제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자가가 있는 가구 비율을 뜻한다. 수도권 자가 보유율은 55.8%→55.1%, 광역시 등은 62.8%→62.3%로 낮아졌다. 반면 자가에 실거주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자가 점유율은 전국 기준 57.4%로 전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했다. 임차 가구 비중은 38.8%로 전년과 같았다. 다만 지난해 신혼부부 자가 점유율은 46.4%로 전년(43.6%)보다 2.8%포인트 증가했다. 청년(만 19~34세)도 같은 기간 13.2%에서 14.6%로 자가 점유율이 확대됐다.
주거의 질적 측면에서는 지난해 최저주거기준 미달 가구가 3.6%를 기록해 역대 가장 낮았다. 최저주거기준은 국민이 쾌적하고 살기 좋은 생활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의미한다. 1인당 주거 면적도 36.0㎡로, 전년(34.8㎡)보다 증가했다. 가장 필요한 주거 지원 프로그램은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35.6%), 전세자금 대출지원(24.6%), 월세보조금 지원(11.0%),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10.7%) 등의 순으로 응답률이 높았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