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은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 인수를 위한 제반 절차를 최종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미국 필리 조선소 전경. /한화그룹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한화그룹이 미국 필리 조선소 인수 제반 절차를 마무리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해양 방산 시장 공략에 나섰다. 국내 기업이 미국 조선소를 인수한 첫 사례다.

한화그룹은 최근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 조선소 인수를 위한 제반 절차를 최종 완료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6월 20일 모회사인 노르웨이 아커와 본계약을 체결한 지 6개월 만이다.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은 약 1억달러로 필리 조선소를 인수했다.

지난 1997년 노르웨이 석유·가스·재생에너지 전문기업 아커 미국 자회사로 설립된 필리 조선소는 미국 해군 필라델피아 국영 조선소 부지에 자리 잡았다. 연안 운송용 상선을 전문적으로 건조하며, 미국 존스법이 적용되는 대형 상선 약 50%를 공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교통부 해사청(MARAD) 다목적 훈련함(NSMV) 건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해양 풍력 설치선과 관공선, 해군 수송함 수리·개조 사업 실적 기록도 있다. 한화그룹은 글로벌 방산 공급망 재편 속 미국 정부가 한화오션의 필리 조선소 인수를 긍정 평가한다고 말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와 국방 교역 통제국(DDTC) 승인은 1차에서 확정됐다. 한화그룹은 미국 정부가 필리 조선소 인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미국 조선업·방산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은 필리 조선소 생산 역량과 시장 경험을 기반으로 북미 조선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친환경 선박 기술과 생산 자동화 등 스마트 생산을 통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분야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늘려갈 방침이다.

필리 조선소가 미국 해군 함정 건조·유지보수(MRO) 사업의 중요한 거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미국 해군은 함정 생산 설비 부족 문제를 겪고 있다. 필리 조선소는 이를 해결할 최적의 시설로 평가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7일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라며 "우리 선박 수출뿐만 아니라 보수·수리·정비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한국과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북미 시장 내 해양 방산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매출 다각화와 글로벌 영향력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화시스템은 차세대 선박 개발을 지원하며, 통합 제어 장치 등 첨단 기술을 일부 도입해 조선소의 기술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필리 조선소 인수는 글로벌 해양 방산 산업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최고의 기술력과 지속 가능한 해양 솔루션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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