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금리인하 속도조절로 셈법 복잡 탄핵정국 소비 위축에 금리 인하 필요 고환율이 발목… 1월 금통위 관심 집중 외국IB들 “1월에 금리 내릴 것” 전망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회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내년 추가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자,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길어지는 내수 침체와 탄핵 정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출범 등으로 경기 부양의 필요성은 높아졌지만, 금리 인하 시 이미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을 자극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내년 1%대 저성장이 예고되면서 앞서 2회 연속 금리를 인하한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열리는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치열한 논의가 예상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연준은 17~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낮춘 4.25~4.50%로 결정했다. 특히 이날 공개된 점도표(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는 경제성장률 호조세를 기반으로 내년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이 시사됐다. 지난 9월 내년 인하 횟수로 4차례를 예상됐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2차례만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첫 금리 결정을 앞둔 한은으로서는 상황이 복잡해졌다. 이미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서게 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계속해서 고공행진을 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한은이 기준금리까지 낮추게 되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에서는 탄핵 사태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금리 인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은이 내년 1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은 계엄 사태에 대응해 안정적 경제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레디트아그리콜도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제지표가 악화할 경우 1월로 금리 인하를 한 달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 봤다. 박미영 기자 my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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