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목표 운영상황 점검 “수출 예상대로 유지… 소비심리 급락 영향” “소폭 재정정책으로 경기부양 필요” 강조 “환율 현 수준 지속 땐 물가 0.05%P 올라 내년 물가 상승률 1.9%→1.95% 될 것” “팬데믹 이후 칩플레이션 발생” 보고서 값싼 상품이 더 올라 취약계층에 부담 수입 원자재값 급등·저가 수요 등 원인 한은 “중·저가 상품 선별 지원 등 검토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1%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원·달러 환율이 현 수준을 유지하면 내년 물가가 0.05%포인트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 총재는 18일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탄핵 이슈가 경제 전망에 미칠 영향에 대해 “수출은 11월 예상대로 유지하고, 카드사용액(소비지출)은 소폭 하락하고 있다”면서 “제일 큰 게 소비심리, 경제 심리인데 급격하게 떨어졌다. 심리지수를 안정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핵 이슈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4분기 경제성장률을 0.5%로 예상했는데 0.4% 또는 더 낮아져 올해 성장률도 (당초 예상한) 2.2%에서 2.1%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어 “내년은 1.9%로 예상했는데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된 예산안이 긴축적이어서 0.06% 더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경제심리를 안정시키려면 여·야·정이 합의해 새 예산안 발표 등 경제정책을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소폭의 재정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시적으로 특정 항목을 타깃으로 해서 지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탄핵안의 국회 통과 후에도 환율이 1440원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선 “환율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경우 물가가 0.05%포인트 오를 수 있다”면서 “내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1.9%로 전망했으니까, 1.95%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 상황에선 환율 변화가 금융 안정이나 심리에 주는 영향을 더 걱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이 같은 고물가 시기 취약계층의 부담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향후 인플레이션이 깊어지는 시기에는 중·저가 상품의 가격 안정에 집중해 저소득층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한은은 강조했다. 한은은 이날 이런 내용을 담은 ‘팬데믹 이후 칩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불평등’ 보고서를 발표했다.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에서 값싼 상품의 가격이 더 오르는 칩플레이션(cheapflation)이 발생했다는 게 그 요지다. 연구팀은 대한상공회의소의 스캐너 데이터를 활용해 2019년 가공식품 81개 품목의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동일 품목 내 상품들을 가격에 따라 1~4분위로 분류한 뒤 분위별 누적 상승률을 비교했다. 예를 들어 소시지류 품목은 ‘판매점1 A햄, 판매점2 B햄, 판매점1 C소시지, 판매점3 D햄’ 등으로 나누고 가격이 가장 낮은 상품을 1분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상품을 4분위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1월~2023년 9월 기간 중 누적 상승률을 보면 1분위 저가 상품의 가격 상승률은 16.4%에 달한 반면 4분위 고가 상품의 가격 상승률은 5.6%에 그쳤다. 특히 스캐너 물가지수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을 보면 팬데믹 이후 1분위 저가상품의 가격상승률은 다른 분위 상품에 비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칩플레이션이 나타난 원인으로는 △수입 원자재가격의 급격한 상승(공급 요인) △저렴한 상품으로의 지출 전환(수요 요인) 등이 꼽혔다. 보고서를 작성한 조강철 물가동향팀 차장은 “저소득층이 더 고통받는 칩플레이션은 물가 급등기에 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라며 “해외공급 충격을 완충하기 위한 할당관세나 가격급등 품목에 대한 할인지원 시 중·저가 상품에 선별 지원을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박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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