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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속 용어]3고(高) 시대, 월급 올라도 '짠물소비'
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4-12-18 17:00:00

고물가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짠물 소비'가 대세다.
짠물 소비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소비 패턴을 말한다.
세일 기간을 노려 집중적으로 구매하거나 저가를 선호하고, 소량 구매 나아가 브랜드 선택을 바꾸는 등 적어진 소비 여력에 맞춘다는 의미다.


통계청의 '2024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계의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그만큼 늘지 않았다.
올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5만5000원이다.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4.4% 증가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3.5% 증가했다.



실질 소비지출은 1.4% 증가했다.
실질 소비지출은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소비지출을 말한다.
소비지출이 3.5% 증가했다고 해도 물가 상승세를 고려하면 사실상 1.4%만 늘었다는 뜻이다.


소비심리 위축은 평균소비성향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3분기 가구당 평균소비성향은 69.4%다.
지난해 같은 분기(70.7%)보다 1.3%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부터 줄곧 70%대를 유지하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60%대로 떨어졌다.
평균소비성향이 낮을수록 쓸 돈(처분가능소득)은 많아도 소비지출이 적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가구의 흑자액은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소비 침체의 이유는 3고(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현상으로 장바구니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기후플레이션이 그 근본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글로벌 이상기후는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가령 올가을 유례없는 폭염과 폭우로 배추 작황이 나빠 배춧값이 지난해 대비 1.5~2배가량 폭등했다.
김장철을 맞아 '김포족(김장포기족)'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커피 원두와 코코아 가격 상승도 물가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은 올해 식품 소비의 가장 두드러지는 트렌드로 고물가와 폭염을 꼽았다.
농경연은 지난 13일 '2024~2025 식품소비트렌드'를 발표한 자리에서 올해 식품 소비에 영향을 미친 7대 이슈로 ▲고물가 ▲폭염 ▲온라인 식품시장 ▲인공지능(AI) ▲식품 안전 ▲성심당 효과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등을 꼽았다.
또 신선 농산물은 물론 가공식품, 외식 등에도 고물가 현상이 나타나 소비자들이 느끼는 부담이 상당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농경연은 다음 해 식품소비트렌드로 ▲고물가 현상으로 인한 가성비 중시 경향 지속 ▲편의점의 제품 다양성과 방문율 증가 ▲1000만 1인 가구 시대에 대응한 간편식·짠물 소비 경향 등 7가지를 선정했다.


실제로 짠물 소비자 증가로 편의점 구독 서비스는 덩달아 성장하는 추세다.
편의점 구독 서비스는 월 이용료를 지불하면 주요 상품을 할인 가격에 살 수 있는 서비스다.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GS25의 올해 1~11월 구독 서비스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47.5%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도 구독 서비스 매출이 지난해보다 무려 200% 뛰었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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