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20거래일째 삼성전자 매도해
장중 또 ‘5만전자’… 롤러코스터 장세
코스피 10일만 2600선… 변동성 확대
시총도 3분기에만 190조 가까이 감소
3분기 실적 발표 앞두고 약세장 전망
“美 경제지표 호조·中 경기부양책 불구
코스피 수익률은 글로벌 최하위 기록”
반도체 기업서 자금 이탈 가속화 우려
3분기 국내 기업의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당장 8일 실적 가이던스(잠정치) 발표를 앞둔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5만전자’를 오가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증권가는 상반기 ‘깜짝 실적’이 이어진 것과 달리 3분기에는 국내 기업들의 어닝 쇼크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경계한다.
특히 스마트폰, PC 등 전자기기 수요 둔화에 따라 국내 시가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기업에서 자금 이탈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서 관계자가 삼성전자 주가를 확인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이날 장중 ‘5만전자’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6만20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5분 만에 5만95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 기록을 경신했다.
뉴스1 |
◆실적 발표 앞두고 삼성전자 급등락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2579.20으로 0.37% 오른 채 출발한 코스피는 1.58% 올라 2610.38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26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열흘 만이다.
이날 코스피 전체 시총의 18%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급등락 여파로 요동치기도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장 시작 5분 만에 5만9500원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더니 오후 1시35분쯤 1% 넘게 급등해 6만1900원을 찍었다.
이후 상승세를 되돌리면서 전날 대비 0.66% 상승한 6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같은 변동성 확대는 8일 예정된 3분기 실적 잠정치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장중에 6만원대가 깨지다 보니 저가매수세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3분기 실적은 여전히 약세를 보일 것이 우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 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이 이날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31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20거래일째 삼성전자를 매도하며 하락세를 이끌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부문 실적이 SK하이닉스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전망은 매도세를 부추겼다.
최근 1개월 내 증권사 18곳이 전망한 삼성전자의 DS부문 내 메모리 사업 영업이익은 5조2000억∼6조3000억원 수준으로 SK하이닉스의 전망치 6조7679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기술에 사용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HBM은 품질검증 단계에 머물며 시장 주도권을 SK하이닉스에 빼앗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삼성전자의 3분기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도 10조7717억원으로, 지난 8월 예상치인 13조6606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날 6.20% 상승한 18만4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가 “3분기 실적, 상반기보다 약세”
3분기 실적 발표 앞두고 다른 업종들의 약세도 이어지고 있다.
증권가는 철강, 정보기술(IT) 가전, 은행, 화학, 화장품, 의류, 미디어·교육, 필수소비재, 건설·건축, 유틸리티 업종 등을 실적 대비 저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종목으로 분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외에도 한국 코스피 기업의 3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다소 눈높이를 낮춰야 할 가능성이 있다”며 “상반기 어닝서프라이즈로 인해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져 있으며 원화 강세로 인해 수출기업들의 마진 축소가 예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
이 같은 불안감에 국내 주식시장의 시총은 3분기에만 190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분석업체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우선주를 제외한 2720개 종목의 시총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말 기준 2432조원으로 지난 6월 말(2621조원) 대비 189조원(7.2%) 감소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 대형주의 시총이 10조원 넘게 줄어든 영향이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3분기 1924개(70.7%) 종목의 시총이 감소했고 678개(24.9%) 종목만이 시총이 늘었다.
삼성전자는 6월 말 486조5372억원에서 9월 말 367조1416억원으로 120조원 가까이 시총이 감소했고 SK하이닉스는 42조633억원, 기아는 11조7558억원, 현대차는 10조6802억원 각각 시총이 줄어들었다.
반면 시총 증가액이 가장 큰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었다.
6월 말 76조4010억원에서 9월 말 96조9930억원으로 3분기에만 20조5920억원(27.0%)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51조7434억원에서 69조5369억원으로 17조7935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코스피 시총 순위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현대차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중국의 강력한 경기부양정책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2600선 회복마저 힘겨운 상황”이라며 “8월 이후 수익률은 글로벌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반도체 실적 불안 진정 시 반도체 주도의 코스피 분위기 반전이 가능할 것”이라며 “10월8일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상회하는지가 중요하고 실적 대비 저평가됐거나 낙폭이 과대한 종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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