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닷새 만에 대국민 사과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 전환
김범수 경영 복귀설 선 그어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가 지난 주말 경기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발생으로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카카오 ‘먹통’ 사태에 책임을 지고 19일 사퇴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데 따른 조치다.
홍은택·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는 이날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향후 대응 계획을 발표했다.
자리에서 물러난 남궁 대표는 향후 재난대책소위원장으로 활동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추가 대표 영입 없이 홍 대표이사 단독 체제로 전환된다.
남궁 대표가 추진하던 메타버스 등 신규 사업은 권미진 수석사장 산하에서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SK와 책임 소재를 밝히는 것과 별도로 이용자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 카카오 남궁훈 각자대표가 19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에서 열린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대국민 기자회견 도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남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카카오 대표 사퇴를 밝혔다.
연합뉴스 |
두 대표는 이날 “지난 15일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로 불편을 겪으신 모든 이용자분께 먼저 고개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두 대표는 살짝 굳은 표정으로 단상 앞으로 나와 고개를 90도로 숙이며 사과했다.
남궁 대표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이번 사태에 끝까지 책임을 지고자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소위원회를 맡아 부족한 부분과 필요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일에만 전념하겠다”며 “나아가 카카오뿐 아니라 대한민국 IT(정보기술) 업계 전반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무거운 책임으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뿐 아니라 업계 전체에 재발을 방지하려면 스스로도 치부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이것도 카카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든 항공 규정은 피로 쓰였다는 말이 있다.
이는 비행을 하며 일어난 수많은 사고와 사례 공유를 통해 좀 더 안전한 하늘길이 이뤄졌다는 뜻”이라며 “우리 IT 산업도 이 길을 가고자 하는 마음으로, 처절하게 반성하고 사회에 공유하며 마지막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맡고 있는 홍 대표는 “이번 사고는 저희가 추구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잊었던 것 아닌가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이용자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피고 챙기겠다”고 말했다.
 | 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범수 창업자의 경영 복귀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대해 홍 대표는 “김범수 창업자는 현재 경영 개입을 하지 않고 있고, 필요에 따라 선택적 개입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비상대책은 제가 전권을 맡았고, 김범수 창업자 겸 전 이사회 의장의 입장은 오는 24일 국정감사에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복귀 가능성을 일축했다.
한편 SK C&C는 이날 판교 데이터센터 전력 복구를 100% 완료했다.
박성하 SK C&C 사장은 이날 공지 메시지를 통해 “그간 불편을 겪으신 국민께 다시 한번 사과 말씀드린다”면서 “전원 공급 상황을 밀착 지원해 추가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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