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K팝 공연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갓'이 주목받는 가운데 갓을 담아 보관하는 상자인 '갓집'에 관한 연구자료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발간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의 '민속학연구' 제56호에는 갓집과 19세기 조리서 등 12편이 수록됐다.
허정인의 '한국의 갓집 고찰' 논문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소장한 갓집들을 통해 조선시대 갓집의 재료와 제작자, 장식 문양 등을 꼼꼼히 살핀다.
갓집은 왕실에서는 귀한 예물로, 민간에서는 혼례품으로 쓰이며 일상과 의례에 깊이 자리 잡았지만, 단발령과 양장 도입 이후에는 '구식 물건'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학술적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갓집을 통해 갓과 함께한 전통사회의 생활상을 입체적으로 들여다본다.
박채린의 '19세기 호남 조리서 추정 '규중세화' 해제'는 지금까지 호남 지역 조리서로만 추정돼 왔던 '규중세화'를 국내 최초로 종합적으로 해제·분석한 연구다.
저자는 술과 음식 44개 항목(술 23종, 조과 5종, 찬품 13종, 김치 3종)의 원문을 판독하고 기존에 발굴된 다른 조리서들과 비교해 수록된 음식법의 전승 계보와 지역적 특색을 밝혔다.
이를 통해 '규중세화'가 19세기 호남 지역에서 작성된 조리서임을 제시했다.
이밖에도 굿, 무예, 사자춤, 서낭 기도터, 황씨부인 신앙, 한국 쟁기의 기원, 주민 참여형 아카이브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연구논문 10편이 게재됐다.
또한 민속학자' 경운 장주근 선생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선생의 학문 세계와 사상을 엿볼 수 있는 기획논문 2편이 실려 총 12편의 논문이 수록됐다.
'민속학연구'는 국립민속박물관이 1995년부터 꾸준히 펴내 온 대표 학술지로, 국내외 연구자들이 민속문화를 연구하고 공유하며 민속학의 지평을 넓히는 지식의 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제56호는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과 한국학술지인용색인에서 누구나 무료로 원문을 열람할 수 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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