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2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소설 부문 대상작이다.
1000대 1의 경쟁률을 뚫은 이 소설은 "흥미로운 설정과 섬세한 감정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작가의 독창성과 문학적 잠재력이 기대된다"는 평가를 받은 수작이다.
인터넷 창에 '자살'을 검색하면 뜨는 '당신은 소중한 사람입니다'라는 문구, 여기서 지칭하는 '당신'에 자신은 속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주인공은 인생을 건 모종의 거래에 응한다.
"빚을 갚아드리고 생활비도 지급합니다.
다만 백 일 후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 최선을 다해 죽으려는 노력의 과정과 종착지에서 마주하는 깨달음은 저마다의 험난함을 뚫고 살아가는 독자에게 묵직한 울림을 전한다.
(김용재 지음 | 자음과모음)

20세기 초 일제강점기에 조국을 떠나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으로 노동 이민을 떠난 네 남녀의 이야기를 다룬 임재희 작가의 첫 장편 소설 '당신의 파라다이스'의 개정판이다.
광복 80주년을 맞아 민음사에서 새롭게 출간됐다.
소설은 네 인물이 낯설고 척박한 타국 땅에서 운명을 개척해 나가는 최초 이민 세대의 의지와 희망을 그렸다.
1985년 하와이로 이민을 떠난 작가는 대학 시절 접한 하와이 이민 1세대 이야기를 떠올리고, 해당 내용을 '써내야 하는' 강력한 이끌림을 느끼고 작품을 써냈다.
본 소설은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작품. 당시 "하와이 이민 1세대의 사랑과 우정, 이별을 섬세한 인물 묘사와 긴장감 있는 플롯으로 잘 그렸다.
한국 이민 소설의 새 장을 여는 이정표가 되리라 확신한다"는 평을 받았다.
(임재희 지음 | 민음사)

앞서 단편 '궤적 잇기'와 '그들이 보지 못할 밤은 아름다워'로 각종 상을 받으며 주목받은 신예 작가 백사혜의 연작소설이다.
이 책은 동명의 한국SF어워드 수상작의 세계관을 확장해 여섯 편의 중단편으로 엮었다.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쟁과 저항, 그리고 소멸의 순간들을 각기 다른 인물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배경은 극단으로 치달은 자본주의로 인해 영주란 계급 호칭을 얻은 재벌들이 국가 개념을 대체한 먼 미래의 지구. 탐욕스러운 영주들은 우주로 손을 뻗어 개척단을 파견하는데, 개척단원 일부가 영주가 군림하는 지구로의 귀환을 거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치밀하고 실감나게 묘사한다.
(백사혜 지음 | 허블)

2022년 '루나'로 제5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서윤빈 작가의 첫 연작소설집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한 사건들과 재난에 대처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요 인물들을 도덕적 결합을 갖춘 악인으로 묘사한 '피카레스크' 구성으로 담아냈다.
폭우와 폭염이 일상이 된 세계를 배경으로, 검게 변한 해변이 사람들의 피부를 녹이지만, 젊은이들은 그 안에 매장된 희망을 캐러 위험을 감수하는 어두운 세상을 그린다.
"당신의 일이었다는 사실조차 희미해진 기억들"을 끄집어내며, 파국 속에서도 관계 맺기를 시도하는 인물들의 감각에 집중한다.
(서윤빈 지음 | 열림원)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이안리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소설에는 자연의 힘을 아주 가까이서 느끼는 인물이 등장한다.
그 힘은 때때로 아름답고 평화로우나, 때때로 난폭하고 가혹하다.
중요한 건 그 힘 자체는 그것을 받아들이는 인간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저자는 자연의 개발과 보호 같은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색다른 관점에서 글을 쓰고 싶었다고 말한다.
주인공이 9살 어린아이인 것은 그런 이유의 일환이다.
아직 자연을 제대로 감각한 적 없는 어린아이의 시선을 통해 자연을 향한 관점의 변화에 주목한다.
(이안리 지음 | 문학동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