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BTS) 진의 목소리를 들으니 심장이 뛰네요. 정말 보고 싶었어요."
13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에서 만난 와타나베 후미코씨(61)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일본 도쿄에서 고등학교 동창 4명과 함께 'BTS 페스타'를 찾았다고 했다.
나고야에서 온 모리구치 유키에씨(61)는 "지난달 제이홉의 오사카 콘서트도 봤지만, 방탄소년단의 나라 한국에서 열리는 데뷔 12주년 행사라 다시 한번 방문했다"고 말했다.
'BTS 페스타'는 방탄소년단의 데뷔 일(6월 13일)을 기념하는 연례 축제로, 그동안 함께한 여정을 돌아보며 새로운 챕터의 시작을 알리는 자리다.
올해는 멤버 전원이 제대한 것을 기념해 규모를 대폭 확장했다.
지난해 서울종합운동장 풋살장과 체육공원 등 야외에서 열리며 안전 관리 등 일부 운영상 문제점이 지적된 바. 올해는 실내인 킨텍스 전시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이날 행사장에는 전 세계 아미(방탄소년단 팬덤)가 운집했다.
오전부터 팬들이 긴 줄을 지어 입장을 기다렸고, 주최 측은 당초 예상한 10만 명보다 많은 인파가 몰리자 운영 시간을 오후 7시에서 10시까지 연장했다.
팬들은 아미의 상징색인 보라색 옷을 입거나 아이템을 매치하고 발길을 재촉했다.
행사장에 들어서니 초대형 '아미밤(응원봉)'이 눈길을 붙잡았다.
매시 정각 5분간 펼쳐지는 라이트 쇼는 인기 포토존으로, 팬들은 아미밤을 들고 인증샷을 남기기 바빴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언어가 오갔고, 히잡을 쓴 팬부터 아프리카에서 온 팬까지 국적도 다양했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영어·일본어·중국어·수어 통역이 가능한 인력을 현장에 배치하고, 4개 국어로 된 팸플릿과 안내판도 비치했다.
킨텍스 제2전시장 내 2개 홀에는 약 20여개의 체험형 부스가 운영됐다.
'보이스 존'에서는 멤버들이 직접 녹음한 음성 메시지를 들을 수 있고, 'BTS 라커'에는 애장품이, '트로피 존'에는 각종 수상 기록이 전시됐다.
앨범 아트워크 색칠, 방향제·핀버튼 만들기 등 팬 참여형 체험도 인기를 끌었다.
멤버들의 플레이리스트를 NFC로 확인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는 '스포티파이 부스'는 긴 대기 줄이 이어졌다.


소속사 빅히트뮤직은 관람객 분산과 대기 시간 단축을 위해 각 부스 대기 시간을 실시간 안내하고, 홈페이지를 통해 인구 밀집도를 20분 단위로 공개했다.
입장 시간도 사전 지정제로 운영해 안전사고에 대비했다.
현장은 인파로 가득 찼다.
대부분 부스는 평균 60분 안팎의 대기시간이 발생했다.
서울 여의도에서 온 김수지(28) 씨는 "멤버들의 음악과 목소리가 그리웠는데, 오늘 원 없이 들으니 눈물이 절로 났다"며 "이제 전역한 멤버들과 아미가 함께할 시간이다.
오래 기다린 만큼 마음껏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에는 인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제이홉의 월드투어 앙코르 콘서트 '호프 온 더 스테이지 파이널(HOPE ON THE STAGE FINAL)'도 열렸다.
공연장까지는 도보로 약 25분 거리로, 관람객 상당수가 걸어서 이동했다.
이를 대비해 고양시는 임시 순환버스를 운행하고, 현장 운영 인력도 대폭 증원해 질서 유지를 도왔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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