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의 연중 최대 성수기는 여름이다.
흥행 경쟁을 벌일 영화들의 라인업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 영화 기대작과 할리우드 화제작이 이달 말부터 순차적으로 개봉한다.

영화계는 침체한 분위기를 전환할 기회로 보고 있다.
상업성을 갖춘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포진한 까닭이다.
포문은 오는 19일 대니 보일 감독의 '28년 후'가 연다.
달리는 좀비를 처음 선보여 화제를 모았던 '28일 후'의 속편이다.
바이러스를 피해 섬에서 살아가던 소년이 본토에서 진화한 감염자들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조디 코머와 애런 존슨, 랄프 파인즈, 잭 오코넬 등이 출연했다.

브래드 피트와 댐슨 이드리스가 주연한 'F1 더 무비'는 25일에 개봉한다.
자동차 경주의 전설과 신예가 한 팀을 이루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은 액션물이다.
'탑건: 매버릭'의 조셉 코신스키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실제 레이스에 함께 있는 듯한 현장감을 불어넣었다.
아찔한 자동차 경주 장면으로 스릴과 쾌감을 전한다.
제작비는 2억 달러(약 2738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다음 달 2일에는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이 공개된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후속작으로, 공룡 유전자를 확보하려고 위험한 섬을 찾은 이들이 수십 년간 감춰진 진실을 마주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의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연출하고, 스칼릿 조핸슨과 마허셜라 알리가 주연했다.

워너브러더스에서 오랫동안 공들여온 '슈퍼맨'은 다음 달 9일에 개봉한다.
DC 스튜디오의 새 수장인 제임스 건 감독의 연출작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슈퍼 히어로를 새롭게 만들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더 수어사이드 스쿼드' 등에서 재치 넘치는 연출과 입체적인 캐릭터를 선보여 영화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슈퍼맨은 신예 데이비드 코런스웻이 연기했다.
제작비는 2억2500만 달러(약 3080억원)로 추정된다.

바통을 넘겨받는 영화는 마블스튜디오의 '판타스틱 4: 새로운 출발'이 유력하다.
예기치 못한 능력을 얻은 우주 비행사들이 행성을 집어삼키는 갤럭투스로부터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다.
맷 샤크먼 감독이 여러 차례 영화화된 그래픽노블을 바탕으로 연출했다.
주연은 페드로 파스칼, 바네사 커비, 조셉 퀸 등이 맡았다.

한국 영화는 다음 달 중순부터 극장가를 공략한다.
선봉에는 올해 최고 화제작 '전지적 독자 시점'이 선다.
한 연재소설의 유일한 독자였던 주인공이 해당 소설이 현실이 된 세계에서 살아남으려 애쓰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판타지물이다.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이 동명의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안효섭과 이민호, 채수빈, 신승호, 나나, 지수 등이 출연했다.
제작비는 300억원으로 추정된다.

조정석과 이정은, 조여정이 주연한 '좀비딸'은 다음 달 말에 개봉한다.
유일한 좀비 바이러스 감염자인 딸을 지키기 위해 아빠가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인질'의 필감성 감독이 코미디 요소를 곁들여 연출했다.
제작비는 100억원 이상으로 전해진다.

8월 초에는 '악마가 이사왔다'가 흥행 기운을 이어받는다.
새벽마다 악마로 변하는 여성을 감시하는 남자의 이야기로, 임윤아와 안보현이 주연했다.
데뷔작 '엑시트'로 관객 942만6051명을 동원한 이상금 감독이 연출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