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남매 신애와 미언은 바다에서 폭풍을 만나 바다 한가운데서 헤어진다.
농머리 해안에 도착한 신애는 집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남장을 하고 살기로 다짐하고, ‘만득’으로 이름을 바꾼 후 양반집 자제 오사룡의 시종으로 들어간다.
오사룡은 같은 마을의 양반집 아씨 서린을 오랫동안 사모하고, 사랑의 전령으로 만득을 보내지만 정작 서린은 만득에게 첫눈에 반해 버린다.
쌍둥이 오빠 미언도 농머리에 도착하면서 남매를 한 사람으로 착각한 마을 사람들의 오해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간다.
얽히고설킨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 ‘십이야’. 셰익스피어 원작을 조선시대로 배경을 옮기고 한국적 해학을 더한 임도완 각색·연출작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2024 국립예술단체 전막 유통 선정작으로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초연돼 호평받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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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대표적 희극을 조선시대로 배경을 옮기고 사투리 대사를 사용한 국립극단의 ‘십이야’. 왼쪽부터 오사룡 역의 구본혁, 신애 역의 강해진, 서린아씨 역의 백승연, 미언 역의 김현민. 국립극단 제공 |
배를 타고 나라와 나라를 이동하는 원작 설정을 우리나라 지역 내 이동으로 적용하고 사투리 대사를 통해 관객에게 친밀한 작품으로 탈바꿈시켰다.
의상의 경우 원단과 액세서리를 초연보다 좀 더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변경해 조선시대와 21세기 대한민국이 공존하는 모습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관객과 스킨십을 하면서 같이 흥을 돋울 수 있는 희극 특성도 적극 살릴 계획이다.
이번 공연은 자폐나 발달 장애인, 노약자나 어린이 등 감각 자극에 민감하거나 경직된 여건에서 공연 관람이 어려운 이들도 즐길 수 있는 ‘열린 객석’으로 전 회차 운영된다.
공연 중 자유로운 입퇴장은 물론 객석에서 소리를 내거나 몸을 뒤척여 움직일 경우에도 제지를 최소화하고 객석 조명을 어둡지 않게 유지한다.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12일부터 7월6일까지.
박성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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