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소련 붕괴는 곧 자본주의의 승리로 여겨졌다.
자본주의는 재화의 사적 소유권을 인정하고, 개인의 이윤 추구 목적을 바탕으로 자본이 흘러가는 경제 체제다.
완벽할 것만 같았던 자본주의는 이미 많은 문제점을 드러냈다.
주기적으로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찾아왔고, 심각한 부의 양극화나 경제성장의 정체 현상이 도처에서 공통으로 벌어지고 있다.
저자는 시장의 자율성과 경쟁이 약화하고 자산이 극소수에게 집중된 오늘날의 현실이 ‘자본주의는 실패했다’는 통념을 불러왔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25년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모건스탠리에서 신흥시장 및 글로벌 전략 책임자로 근무했다.
현재는 록펠러인터내셔널 회장이자, 브레이크아웃캐피털의 최고투자책임자(CIO)로 활동 중이다.
저자는 1980년대 이후 주요 선진국의 경제정책 변화를 짚으며 자본주의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또 정부의 지출과 개입이 계속 확대되며 복지국가에 대한 열망이 커졌고, 시장의 경쟁과 역동성은 그만큼 위축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현재까지 한 번도 정부 개입 규모가 줄지 않았다는 점을 여러 실증 자료로 보여준다.
저자는 반복된 구제 금융과 초저금리 정책, 과잉 유동성이 ‘좀비 기업’(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는 심각한 부실 수준의 기업)을 방치하고, 시장의 과점 구조를 고착화했다고 지적한다.
대기업과 자산 보유 계층은 정책의 수혜자가 됐지만, 중소기업과 신생기업은 성장의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것이다.
그 과정을 다양한 국가와 기업의 데이터, 역사적 사례를 통해 시장과 정부, 복지와 성장의 균형 등을 경제이론이 아닌 현실의 작동 원리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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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치르 샤르마/ 김태훈 옮김/ 한국경제신문/ 2만8000원 |
스위스, 대만,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의 사례를 통해 정부가 아닌 시장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책입안자나 경제정책을 바라보는 투자자들도 자본주의라는 이념에 집착할 게 아니라 실제 정책과 구조의 선택에 집중하도록 권고한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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