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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혼자 죽는 준비…"단단히 해야 합니다"

편집자주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1인 가구 비중이 전체의 35%를 넘었다.
머잖아 1인 가구 비중이 50%를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고독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1인 가구의 죽음은 나이와 별개의 문제다.
독거노인, 비혼주의자, 청년 등은 자연사와 불의의 사고, 병마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둘째 출산 후 자가면역질환이란 희귀난치병을 앓으면서 죽음과 마주했던 저자는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 '엔딩 맵'을 고안하며 그런 내용을 책에 담았다.
'혼자 맞이하는 죽음'을 준비하는 법은 '함께 살아가는 법'을 고민하는 것과 다름 아님을 소개한다.


1인 가구의 경우, 자신이 미리 사고나 임종을 계획하여 자신의 마지막 여정이 존엄성 있게 끝나기를 원하더라도, 막상 이를 의논하거나 도와줄 사람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같이 동거하는 가족이 있어도 그 처리 과정이 정신없는데, 1인 가구의 경우는 더욱 문제가 된다.
누가 나의 마지막 여정을 함께 할까? 내가 미리 임종을 설계하고, 자신이 죽은 뒤에도 그 설계대로 임종이 이루어진다는 믿음이 있다면, 오히려 남은 삶에 대해 안정적으로 계획하고, 알차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우리나라도 1인 가구의 삶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아니, 1인 가구의 폭발적 증가라는 거대한 시류에 떠밀려 꼭 해야만 하는 때가 왔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내 주변에서 실제로 있었던 위의 사례들처럼, 허둥지둥 죽음을 향해 돌진해야 할지도 모른다.
<32쪽~33쪽>

소득과 재산이 모두 0원인 80세의 독거노인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연수 씨, 월 80만 원 그것도 들쑥날쑥한 부정기적 수입이 있는 프리랜서, 세 가지 경우를 비교해 보자. 누가 진짜 1인 가구의 모습일까? 국가 시스템의 도움이 필요한 진짜 1인 가구는 원룸의 어르신일 수도 있지만, 거리를 지나가는 평범한 젊은이나 중장년층의 근로자일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88쪽>

혼자 사는 사람들은 1인 가구 구성 사유에 상관없이, 자신이 스스로를 살펴보고 보듬어 줄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가족을 포함한 타인과의 소통에서 그 빈도수가 물리적, 절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으므로 외로움과 우울감이라는 감정이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자신이 그런 부정적인 감정에 취약하다면, 대책을 세우기 전에, 자신이 외로움과 우울감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인지하고 수용해야 한다.
사람의 모습은 '십인십색(十人十色)'이란 말처럼 다 제각각이다.
'왜 나만'이란 생각 속에서 부정적 감정을 강화하기 전에, 혼자 사는 1인 가구라면 외로움은 친구처럼 평생 같이 가는 동반자로 수용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가족이나 동거인이 있어도 외로운 사연은 차고도 넘친다.
내가 불행해야 할 이유만을 찾지 말고, 지금보다 더 행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아보자. 혼자 사는 것은 내게 주어진 페널티(penalty)가 아니다.
여러 가지 삶의 다양한 방식 중 하나일 뿐이다.
<99쪽>

코하우징의 형태로 공동주택을 선도하는 덴마크,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던 일본의 사례를 보면서, 이제 한국의 새로운 해답과 해결 모형을 제시할 때이다.
이제는 두려움보다 먼저 자신의 엔딩 맵을 직접 설계해 보고 개인, 혹은 공동체의 연대 속에서 이것을 뿌리내리게 해야 한다.
1인 가구의 죽음을 더 이상 고독사라는 비참한 이름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삶은 죽음을 전제로 지속되고, 인간은 드넓은 우주 속에서 부유하는 필멸의 먼지와 같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라면, 이제 엔딩 맵을 작성해 보자. 죽음을 의식하고 사는 사람만이 삶이 더욱 풍요롭다는 것을 나는 믿는다.
<207쪽>

혼자 죽는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합니다 | 서윤미 지음 | 시크릿하우스 | 232쪽 | 1만80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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