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 서거 50주년을 기념해 국립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올해 첫 실내악 무대에서 쇼스타코비치의 현악 사중주 8번을 연주한다.
국립심포니는 오는 27일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열리는 올해 첫 번째 실내악 무대에서 쇼스타코비치의 현악 사중주 8번과 함께 체코 작곡가 보후슬라프 마르티누(1890~1959)의 '요리책', 프랑스 작곡가 테오필(테오도르) 라이예(1837~1892)의 '삼중주'를 연주한다.

쇼스타코비치는 현악 사중주 15곡을 남겼다.
1번을 1938년, 마지막 15번을 1974년에 작곡했다.
8번은 쇼스타코비치가1960년 폐허가 된 독일 드레스덴을 방문한 뒤 큰 충격을 받고 사흘 만에 완성한 곡이다.
드레스덴은 2차 세계대전 때 융단폭격의 표적인 된 도시다.
쇼스타코비치는 이 곡에 '파시즘과 전쟁 희생자들을 추모하며'라는 헌사를 남겼다.
쇼스타코비치는 이 곡에서 자신의 이니셜인 'DSCH' 모티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이에 이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자전적 작품으로 평가된다.
유대 민속음악을 인용하고 공포를 자아내는 타격음과 반어적 표현 등을 통해 극적인 효과를 강조했으며 서정성과 공포를 오가는 현악 앙상블의 다채로운 색채를 감상할 수 있는 곡이다.
2부 공연에서 연주될 마르티누의 '요리책'은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바순, 클라리넷, 트럼펫으로 구성된 독특한 편성의 6중주 곡이다.
원작이 발레곡이다.
발레 원곡 버전은 9악장인데 모음곡 형식인 이 곡은 4악장으로 구성된다.
2악장과 3악장이 각각 춤곡인 탱고와 찰스톤을 표현한다.
마르티누도 쇼스타코비치처럼 1, 2차 세계대전을 모두 겪었다.
쇼스타코비치가 어두운 내면을 탐구했다면, 마르티누는 재즈적 요소와 유머로 전쟁의 아픔을 승화한다.
라이예의 삼중주도 피아노, 오보에, 바순의 독특한 편성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과거 유희적인 살롱 음악이었던 하모니 무지크의 전통을 상기시키는 곡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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