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 표권향 기자] 누구에게나 주 종목이 있다.
하지만 ‘육각형 ○○’이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다.
이때 선배의 등장만큼 든든한 조력자가 없다.
경험에서 쌓은 노하우를 아낌없이 내어주는 동료를 통해 한 걸음 나아간다.
처음 뮤지컬 무대에 서는 이준과 솔빈에게 윤소호는 소나무와 같은 존재다.
이준과 솔빈은 1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열린 뮤지컬 ‘오늘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 프레스콜에서 함께 무대에 오르고 있는 배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뮤지컬계 ‘베테랑’ 배우 윤소호에게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이준과 솔빈은 ‘오세이사’를 통해 뮤지컬에 처음 도전했다.
이미 가수와 드라마·영화 배우로서 정상에 올랐지만, ‘종합 예술인’이 목표이기에 이들의 가슴은 여전히 뜨겁다.
연예계 데뷔 10년을 훌쩍 넘긴 이준(16년)과 솔빈(10년)이다.
사람들 앞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것에 익숙한 이들이다.
하지만 관객들 앞에서 컷(Cut) 없이 150분 동안 무대를 이끄는 데에는 부담스럽다.
열정이 불타오르더라도, 첫 시도 앞에서 자신감보다 두려움이 더 크다.

데뷔 초반 ‘못 먹어도 고(Go)’였던 솔빈도 뮤지컬 무대는 조심스러웠다.
고민의 늪에 빠져있던 솔빈을 꺼내준 건 소속사(935엔터테인먼트) 식구들이었다.
솔빈은 “과연 무대 위에 올랐을 때 관객에 대한 예의냐는 생각에 굉장히 고민했다.
이때 회사가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기회라며 내가 가수 출신임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초심을 찾으러 모험을 시작한 솔빈은 현실에서 한 번 더 주저했다.
이땐 든든한 동료 배우들이 있었다.
솔빈은 “역시나 쉽지 않은 부분이 많았다.
노래, 뭔가 약속이 많은 무대, 안전이 최우선인 상황에서 조금씩 습득하는 부담이 컸다.
이때마다 동료 배우들이 큰 의지가 됐다”라며 “덕분에 멘탈 관리를 할 수 있었다.
아직 두려움과 부담이 있지만, 그 속에서 꿋꿋이 성장하는 모습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기 분야에서도 도가 튼 이준 역시 동료들에게서 에너지를 얻었다.
그는 “모든 분이 도움을 줬다.
특히 (윤)소호가 옆에서 많은 얘기를 해줬다.
소호가 시키는 대로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개막을 2주 앞두고 불안함이 밀물처럼 몰려왔다는 이준은 “그때마다 소호가 한마디씩 해줘서 그에게 거의 의지했다”며 “겉으로 쿨한 척하는데, 뒤에서는 징징대는 편이다.
홍윤경 대표님, 이대웅 연출가님, 이상훈 작곡가님, 황정은 작가님이 나를 아동으로 생각해줬다.
덕분에 멘탈 케어가 잘 됐다”라고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배우들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인 윤소호는 “오늘 프레스콜 전에도 도와줬다.
(이준) 형과 같은 대기실을 쓰는데, ‘넌 긴장 안 되지’라고 묻더라”라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공연의 일부만 보여주는 프레스콜이지만, 기자들이 보고 있고 플래시가 터지고 영상을 담기 때문에 실수하거나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이를 설명하니 ‘찍는 거야’라고 물으며 다급하게 대본을 보더라”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나도 (뮤지컬을) 시작할 때 아무것도 몰랐다.
아마 이들보다 더 몰랐을 것이다.
그땐 무엇을 찾아볼 환경도 없었다.
나조차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 어느 것도 완벽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더 알려주고, 옆에서 지원해주길 바랐던 시간이었다”라며 처음 무대에 올랐던 당시를 회상했다.
누구에게나 신인 시절이 있기에 윤소호 역시 이들의 불안한 마음을 공감했다.
윤소호는 “처음 뮤지컬을 하는 분들, 특히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다 새롭게 도전하는 분들을 너무 환영한다.
동료이자 같은 팀원으로서 처음 힘겨워하는 부분을 도와주고 싶다”며 “오늘(프레스콜)을 열려주는 것도 재밌었다”고 응원했다.
이어 “이준 형님이 다른 뮤지컬 작품에 가면 또 다른 배우들에게 (노하우를) 가르쳐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는 게 좋은 에너지”라며 “‘오세이사’는 이런 부분이 많았던 팀이다.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 현재 공연에 오를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배우들의 한뜻이 모여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고 있는 ‘오세이사’는 8월24일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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