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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초점] 잘 나가던 '천국보다', '삐끗'…산으로 간 이야기


중심 잃은 전개·설정 미스터리
매주 토일 오후 10시 30분 방송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튜디오 피닉스·SLL
JTBC 토일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이야기가 산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스튜디오 피닉스·SLL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천국보다 아름다운'이 당찬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과 다르게 후반부로 갈수록 아쉬운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눈이 부시게' 신드롬을 이어가기에는 부족했던 것일까.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커지는 중이다.

지난달 19일 첫 방송된 '천국보다 아름다운'(극본 이남규, 연출 김석윤)은 80세의 모습으로 천국에 도착한 해숙(김혜자 분)이 젊어진 남편 낙준(손석구 분)과 재회하며 벌어지는 초현실적 로맨스다. 총 12부작 중 8회까지 시청자들과 만났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드라마 '눈이 부시게'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등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풀어낸 이남규 작가와 '나의 해방일지' '눈이 부시게' 등을 통해 감정적 연출력을 입증한 김석윤 감독의 만남으로 큰 설렘을 안겼다. 특히 배우 김혜자 한지민 이정은 등 '눈이 부시게' 배우진과 제작진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하면서 또 한 번의 신드롬을 예고했다.

방송 전부터 기대작으로 꼽히며 화제를 모은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철학적 주제와 환상적인 세계관 설정으로 신선함을 더했다. 특히 30대 모습으로 천국에 온 남편과 80대 모습으로 천국에 온 아내의 이야기가 기존 드라마 문법과는 다른 시도를 보여줬다. 초반부 천국이라는 공간에서 재회한 두 사람의 애틋한 감정선이 안방극장에 진한 울림을 안겼다.

이에 1회 시청률 5.8%(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순조롭게 출발해 6.9%까지 상승하며 연이은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문제점으로는 스토리의 중심이 흔들리는 것과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요소가 많다는 점이 꼽힌다. /방송 화면 캡처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문제점으로는 스토리의 중심이 흔들리는 것과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요소가 많다는 점이 꼽힌다. /방송 화면 캡처

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평가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시청자들은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며 아쉬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단순히 시청률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해서 긍정적인 평가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지점이다.

가장 큰 문제는 스토리의 중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작품 초반, 해숙과 낙준이 그려내는 죽음 이후의 사랑이라는 큰 주제에 많은 이들이 집중했지만 점점 갈수록 주제에서 벗어나고 있다. 낙준과 해숙이 부부로 등장하는 설정에서 갑작스레 봄이(한지민 분)라는 의문의 여인이 등장했고, 봄이와 낙준 사이에 묘한 러브라인이 형성되면서 시청자들은 "이게 무슨 이야기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부 관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묘한 기류는 단순한 혼란을 넘어 불쾌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봄이라는 미스터리한 인물에 대한 정체가 12부작 중 8회까지 방영됐음에도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 한몫한다. 봄이의 정체를 왜 이야기 말미까지 꽁꽁 숨기는지에 대해 시청자들의 의문이 절로 커지고 있다.

특히 이야기 초반 흐름으로 봤을 때 봄이는 지옥으로 갔어야 했으나 천국에 잘못 도착한 인물이다. 지옥에 도착한 지하철에서 내려야 했지만 봄이는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애썼고 그를 낙준이 구해 천국으로 데려왔기 때문이다. 특히 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하늘은 매우 맑고 해가 쨍쨍하지만 봄이가 바라보는 하늘은 검은 먹구름이 가득하다는 점에서 그의 정체를 추측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봄이는 지옥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이야기 초반부에도 아내를 찾기 위해 지옥 이탈자가 천국에 왔었으나 곧바로 천국 세계에 비상이 울리며 관계자들이 그를 찾기 시작했다. 위치가 발각된 뒤 그는 곧바로 지옥으로 향했다. 하지만 봄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없이 그저 미스터리한 인물이라는 설정만 반복되다 보니 이야기가 질질 끌리는 모양새다.

배우 한지민이 연기한 솜이 캐릭터가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몰입도를 방해하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배우 한지민이 연기한 솜이 캐릭터가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몰입도를 방해하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서사의 불균형도 문제로 지적된다. 극 중 주요 인물의 내면과 관계보다는 외적인 요소에 지나치게 많은 분량이 할애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의 이야기에 지나치게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다. 단순한 에피소드 하나 정도로 끝나도 됐을 법한 이야기가 '천국보다 아름다운'의 전체적인 중심을 차지한다.

해숙과 낙준을 둘러싼 이야기보다도 반려동물 이야기에 지나치게 치중되다 보니 극의 흐름을 분산시키고 있다. 이 외에도 해숙이 교회 목사(류덕환 분)와 만나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이야기가 지나치게 반복된다. 이는 결국 주인공들의 서사가 묻히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처럼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초반의 기대를 이끌었던 감동 서사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물론 아직 결말까지 4회의 분량이 남은 만큼 남은 회차에서 이 모든 의문과 모순을 해소할 가능성도 있다. 봄이의 정체가 밝혀지고 중심 서사가 정리된다면 뒤늦게라도 '눈이 부시게'에 버금가는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지막까지 이름에 걸맞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완성해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천국보다 아름다운'은 매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한다.

subin7134@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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