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작 사극…이후 성장한 점 보여주길 바라"
지원 役으로 열연…초반과 후반 다른 감정선 그려내며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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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승연이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춘화연애담'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YG엔터테인먼트 |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춘화연애담' 지원이를 통해 배우 한승연은 많은 걸 배웠단다. 때문에 고마운 그래서 아직은 더 품고 있고 싶은 지원이와 작품을 떠나보내는 중인 한승연이다.
한승연은 최근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춘화연애담'(극본 서은정, 연출 이광영)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외모, 학식, 품성 모든 걸 갖춘 양갓집 규수지만 연애에는 서툰 이지원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총 10부작으로 구성된 '춘화연애담'은 지난 6일 막을 내렸다. 작품은 파격적인 야설집 '춘화연애담'으로 도성이 들썩이는 가운데, 첫사랑에 실패한 공주 화리가 직접 부마를 찾겠다는 선언에 도성 최고 바람둥이 최환(장률 분)과 1등 신랑감 장원(찬희 분)이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청춘사극이다.
한승연은 "모든 작품이 그렇지만 시원섭섭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작품이 첫 촬영부터 공개까지 꽤 오랜 기간이 걸린 만큼 느낌이 더 이상하다"며 "오랜 시간 품어서 그런가 정이 많이 든 작품을 떠나보내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춘화연애담'은 지난 2023년도 여름부터 촬영을 시작해 2024년도 봄에 마무리가 됐다. 이후 공개까지도 1년이 걸린 셈이다.
한승연에게는 불안하기도 했고 빨리 보여주고도 싶었던 복잡한 시간이었다. 그는 "첫 데뷔작이었던 '장옥정' 이후 사극도 오랜만이다 보니 많이 불안했다"며 "공개 전에 편집본을 잠깐 본 적이 있는데 그래도 촬영 직후보다는 자신감이 조금 올라온 상태에서 기다렸다"고 전했다.
"일반 작품과 캐릭터와 다르게 '춘화연애담'은 세계관이 진했어요. 그래서 그런가 지원이라는 캐릭터를 보내주기가 솔직히 많이 서운하더라고요. 조금 더 제 곁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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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승연이 티빙 '춘화연애담'에서 이지원 역을 맡아 14년 만에 사극을 소화했다. /티빙 |
그래서일까. 한승연은 종영 후 자신의 SNS에 "지원이에게 고맙다"는 애틋한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무엇이 고마웠던 걸까. 그는 "지원이를 준비하고 또 지원이로 살면서 많은 걸 배웠다"며 "초반에는 내 마음을 숨김없이 내놓아도 된다는 당당함을 배웠다. 후반에는 지원이를 준비하며 한정된 공간과 제약된 환경 안에서 많은 표현을 어떻게 드러내야 할지에 대한 연기적인 부분을 배웠다"고 말했다.
한승연의 말처럼 극 중 이지원은 연애에는 비록 서툴지라도 자신의 감정과 진심을 전달하는 데 있어 누구보다 솔직하게 부딪치는 인물이다.
한승연은 이러한 이지원을 "여자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시대가 아닌데도 공부를 마음껏 할 정도로 집안에서 지원이를 아껴준 설정이다. 물론 곱게 크다 보니 제멋대로인 부분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온실 속 화초처럼 곱게만 큰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건 하는 강단있는 친구 같았다. 또 어느 면에서는 대쪽 같은 면도 있다. 한승연이 봤을 때 지원이는 부러운 면이 많은 친구였다"고 돌이켰다.
극 중 이지원은 화성대군 이열(김택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어렸을 때부터 지원만을 바라봤던 순정남 이열은 연애에 서툴고 여자를 잘 모른다는 이유로 결혼을 앞두고 기방에 갔다가 발각된다. 결국 두 사람의 갈등은 해소되긴 했지만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서사이긴 했다.
이와 관련해 한승연은 "실제라면 큰일 날 일"이라며 "한승연이 같은 상황에 처했다면 그런 잘못은 눈감아 줄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고민이 있었던 걸 이해를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장본인과 이야기를 해야 할 문제지 다른 곳에 가서 해결해서는 안 됐다. 나였다면 지원이처럼 차분히 말로 풀지 못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품적으로 이해하고 납득하려고 했죠. 지원이는 열이라는 인물을 자신의 인생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서로가 서로만 바라봤잖아요. 때문에 지원이라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열의 말을 진짜 믿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두 사람의 갈등은 기방의 문제가 아니라 결혼이라는 중대사를 앞두고 당사자인 지원의 마음과 의견은 묻지 않는다는 점에 초점이 있잖아요. 그 부분을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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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승연이 <더팩트>와 만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춘화연애담'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YG엔터테인먼트 |
작품 초반 지원과 열은 알콩달콩한 모습으로 귀엽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담당했다면 후반부의 지원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세자빈의 고통스러운 혼인 생활 종결을 위해 여인들의 연판장을 모아 임금 앞에 나선 그는 단호한 눈빛과 어투로 목소리를 낸다.
이와 관련해 한승연은 초반부터 지원이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 그는 "초반과 후반부 지원이의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때문에 시청자들이 각각의 지원이를 다른 사람으로 보이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한승연은 '대비'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초반의 지원이는 아이 같지만 아이 같아 보이지 않으려는 모습에 집중했고, 후반부로 갈수록 어른스럽지만 다소 아이같아 보이려고 말투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승연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12년 만의 사극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는 "첫 연기가 사극인 만큼 이후 내가 배우 활동을 하며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드려야 했다는 점에서 부담이 있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트렌드가 바뀌고 정통 사극과 달리 판타지 사극이라는 점에서도 한승연을 치열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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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한승연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위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티빙 |
과거와 변하지 않은 점도 있었다. 시청자들은 '장옥정' 때 모습 그대로인 한승연의 비주얼에 감탄했다. 이를 전하자 한승연은 "숱이 많은 헤어스타일이 안 어울린다는 소리를 종종 듣는다. 숱이 없을수록 이목구비가 보인다고 하더라. 그래서 사극의 헤어 스타일이 조금 더 어울려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고 나름의 이유를 추측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실 나이는 확실히 먹었죠. 무슨 말씀이세요.(웃음) 그럼에도 감사하고 기분 좋습니다. 무엇보다 부모님께 감사합니다."
앞으로의 활동을 묻자 한승연은 우선 카라 완전체 활동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카라로도 배우로도 멈추지 않고 꾸준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그의 목표는 무엇일까.
"좋은 사람으로 남아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게 제 목표예요. 많은 사람이 공감을 한다는 것은 그만큼 좋은 사람이 해석한 캐릭터라는 방증 같아요. 일례로 편협한 사람이 해석한 캐릭터는 다른 결의 캐릭터가 나올 수 있잖아요. 때문에 좋은 사람이 돼 건강한 해석을 내놓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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