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영화 속 CG 작업과 특수효과 기술은 너무나도 어마어마해서 상상하는 모든 것들이 영상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바로 눈앞에서 모든 것이 펼쳐지는 공연의 경우는 어떨까요. 저는 어려서부터 무대 위 생동감에 매료되어 연극이나 뮤지컬을 보러 다녔는데요. 공연을 보다가 ‘이런 장면을 어떻게 만들었지’라고 신기했던 첫 공연은 ‘오페라의 유령’이었습니다.
모두 잘 아시는 것처럼 오프닝에 파이프오르간 소리와 함께 뚝 떨어지는 샹들리에는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배를 타고 지하수로를 움직이는 장면까지. 정말 놀라운 장면이었죠. 이 놀라운 뮤지컬의 초연이 1986년 영국이었는데요. 그 이후 헬리콥터가 무대 위로 등장하는 미스 사이공도 있었고요. 특수효과 기술의 발달로 각종 콘서트나 뮤지컬 현장에서 깜놀(깜짝 놀랄) 장면들이 곧잘 나옵니다.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알라딘’은 이런 놀라움에 재미와 신나는 흥분이 더해진 작품이란 생각이 드네요. 국내 초연으로 지난 11월부터 연일 매진을 기록하고 있는데요. 정말 오랜만에 지루함 없이 2시간 넘는 공연을 온전히 즐기고 왔습니다.
제일 궁금했던 장면은 물론 날아다니는 요술카펫 장면이었는데요. 까만 밤하늘과 함께 사랑스럽게 재연이 되었고요. 저는 지니가 등장하는 동굴신에 매료되었습니다.
무대는 이국적인 의상을 비롯한 시장과 왕궁 모두 전반적으로 화려한 색감과 비주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으스스한 느낌을 떠올리는 동굴은 그곳을 가득 채운 보석과 불빛을 표현한 것인지 정말 황금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등장하는 램프의 요정 지니는 속사포 같은 대사와 노래들로 등장부터 정말 정신을 쏙 빼놓더군요. 대사의 번역도 코미디 적 요소를 더한 느낌으로 아주 자연스럽고요. 중간중간 등장하는 마술신은 이 작품과 참 잘 어울립니다.
그리고 두 주인공 알라딘과 지니의 브로맨스는 뭉클하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다른 작품들도 감동과 웃음이 담겨 있습니다만, 뮤지컬 ‘알라딘’은 유쾌, 상쾌한 느낌이랄까요. 아동극 같으면서 아동극 같지 않은, (8세 이상 관람 가능 공연입니다) 어린이와 어른이 깔깔 웃으며 함께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요즘 뉴스만 봐도 답답하고 속 터진다는 분들, 발길을 극장으로 돌려보시는 건 어떨까요. 가슴이 뻥 뚫리는 시원함을 만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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