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수미(왼쪽)와 송재림의 유작이 2025년 1월 극장가에 나란히 걸린다. /더팩트 DB

[더팩트｜박지윤 기자] 갑작스럽게 우리의 곁을 떠난 고(故) 김수미와 송재림이 나란히 새해 극장가를 찾는다.

김수미는 '귀신경찰'(감독 김영준)을 통해 신현준과 차진 티키타카를 발산하며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지고, 송재림은 '폭락'(감독 현해리)으로 청년·여성·장애 가산점 등을 악용해 청년 창업 지원금을 부정 수급하고 고의 부도와 폐업을 전전하는 청년 사업가들의 현실을 보여줄 전망이다.

먼저 오는 24일 개봉하는 '귀신경찰'은 돈벼락 한 번 못 맞고 때아닌 날벼락 맞은 이후 하찮은 능력을 갖게 된 경찰이 그의 가족과 예기치 못한 사건에 얽히며 벌어지는 패밀리 코미디다. 영화 '마지막 선물',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 등을 연출한 김영준 감독의 신작이다.

'가문의 영광: 리턴즈'(2023) 이후 약 2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하는 김수미는 동네 맛집으로 소문난 순댓국집 사장님이자 볼 때마다 한숨만 나오는 모자란 아들과 하나뿐인 손녀와 함께 사는 걸걸한 여장부로 등장한다.

김수미(오른쪽)는 '귀신경찰'을 통해 신현준과 세 번째 모자 호흡을 맞추며 관객들의 웃음을 책임질 계획이다.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신현준은 레전드 경찰이었지만 한 사건으로 나락을 가고, 딸과 함께 엄마한테 얹혀살고 있던 중 날벼락을 맞고 하찮은 능력이 생기는 경찰 역을 맡는다. 여기에 신현준과 실제 '찐친'으로 알려진 정준호가 특별출연으로 힘을 보탠다. 그는 주인공 경찰을 나락 보낸 장본인이자 앙숙 양아치로 분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일 계획이다.

무엇보다 '귀신경찰'은 영화 '맨발의 기봉이'와 '가문의 영광' 시리즈에 이어 김수미와 신현준이 세 번째 모자 연기를 선보이는 작품으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검증된 연기 호흡을 보여줬고 실제로도 엄마와 아들 그 이상의 관계로 알려진 만큼,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애드리브와 걸쭉한 입담 등을 기대하게 한다.

이 가운데 앞서 공개된 1차 포스터에는 신현준과 그의 등에 업혀있는 김수미의 모습이 담겨 있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는 '맨발의 기봉이' 포스터와 똑같은 포즈로 화제를 모았는데, 두 사람이 함께하는 분량의 마지막 촬영 현장에서 신현준의 아이디어로 즉흥적으로 찰영된 컷이라고. 이렇게 김수미와 신현준이 '맨발의 기봉이' 이후 19년 만에 다시 같은 포즈로 관객들 앞에 서게 돼 뭉클함을 안기고 뜻깊은 의미를 더한다.

김수미는 지난해 10월 25일 서울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서울 성모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다. 향년 75세. 사인은 고혈당쇼크로 알려졌다. 1949년생인 김수미는 1970년 M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고, 22년 동안 방송된 MBC '전원일기'에서 일용 엄니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국민 배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수사반장' '돈의 화신', 영화 '가문의 영광' 등에 출연한 김수미는 지난 4월까지 예능프로그램 '회장님네 사람들'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등에 출연하고, 연극 '친정엄마'로 무대에 오르는 등 꾸준히 작품활동을 펼쳤다. 이렇게 영화와 드라마, 예능프로그램과 연극에서 활약하며 독보적 캐릭터를 구축한 그가 '귀신경찰'로 전할 마지막 웃음에 이목이 집중된다.

'폭락'은 50조 원의 증발로 전 세계를 뒤흔든 가상화폐 대폭락 사태 실화를 기반으로 한 범죄드라마다. /㈜무암

15일 스크린에 걸리는 '폭락'은 50조 원의 증발로 전 세계를 뒤흔든 가상화폐 대폭락 사태 실화를 기반으로 한 범죄드라마로, 2022년 '루나(LUNA) 코인' 폭락 사태 실화를 소재로 한다.

작품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청년 사업가의 연대기를 통해 스타트업 투자의 이면과 낮엔 주식, 밤엔 코인 한탕주의에 중독된 청년들의 현실을 그린다. 사회고발 메시지를 담은 르포를 다수 연출한 시사교양 PD 출신 현해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송재림은 주인공 양도현 역을 맡아 '미끼'(2023) 이후 약 2년 만에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극 중 양도현은 MOMMY라는 이름의 가상화폐 개발자로 자칭타칭 사업 천재라 불리는 인물로, 이를 연기한 송재림은 성공을 위해 점차 타락하는 인물의 2009년부터 2023년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을 이끈다. 또한 그는 안우연 민성욱 소희정 차정원 등과 연기 호흡을 맞추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특히 '폭락'은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아직도 사법 기관의 종국적인 판단이 나오지 않은 실화 사건을 모티브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조사와 법률 사례를 바탕으로 정밀한 검토와 법률자문을 받았다고. 가상화폐 시장의 청년 사업가들의 타락한 욕망을 블랙코미디 형식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호기심을 유발한다.

송재림은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985년생인 그는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데뷔했다. 이후 그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 '꽃미남 라면가게' '착하지 않은 여자들' '우리 갑순이', 영화 '용의자' '미끼'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한 작품활동으로 입지를 다졌다. 또한 송재림은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10월 13일 막을 내린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를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

이렇게 하늘의 별이 된 김수미와 송재림의 뜨거웠던 연기 열정을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귀신경찰'과 '폭락'이 1월 개봉을 확정 지은 만큼, 보다 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 그리움을 달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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