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과거 사회·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데 조심스러워하던 스타들이 이제는 자유롭게 자신의 소신을 이야기하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 대통령 체포집행이 임박한 현재까지 다수의 연예인이 탄핵 찬성·반대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사진은 윤 대통령 탄핵을 지지한 이승환·허지웅·이엘·아이유·뉴진스·김규리.(왼쪽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각자 인스타그램 및 뉴시스(이엘·아이유), 어도어(뉴진스), 경기문화재단(김규리) 제공 |
민주주의와 시민의식의 성장에 따라 이제는 연예인들도 정치적인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소신을 이야기하는 시대가 됐다.
그간 연예인들은 공인 혹은 그에 준하는 위치에 있다는 이유로 사회적 발언, 특히 정치적 발언을 하는 것을 조심스러워했다.
하는 말 하나하나가 공개적으로 이슈가 될 뿐 아니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악플 등의 공격을 받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들의 의견도 자유로운 표현의 권리로 존중받아야 한다는 의식이 커지면서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소셜테이너(Socialtainer·사회 문제에 발언하는 연예인), 폴리테이너(Politainer·정치적 의견 표명을 하는 연예인)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사회·정치적 문제에 소신을 드러내는 스타들이 늘고 있다.
국가가 위기에 빠질수록 더욱 그렇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탄핵 촛불집회가 열렸을 때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시민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하고 박 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스타들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는 데 더 자유로워진 계기다.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자 연예인들은 목소리를 냈다.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고 느끼면서 스타들은 일제히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태를 비판했고, 탄핵 정국이 이어지고 있는 현재도 소신을 밝히며 정치적 견해를 드러내고 있다.
계엄 직후엔 윤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많았다면, 비상계엄 사태 한 달이 지난 지금은 탄핵 반대를 지지하는 움직임도 다양하게 포착되고 있다.
◆소신발언·선결제로 탄핵집회 응원
비상계엄 사태 이후 스타들의 소셜미디어(SNS)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가수 이승환, 방송인 허지웅, 김나영, 배우 이엘, 김기천, 남윤수 등은 사태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가수 김윤아, 배우 고아성, 고민시, 김서형 등 일부 연예인들은 이후 탄핵 촛불집회에 직접 참여해 힘을 보탰다.
SNS를 통해 현장 사진과 함께 ‘촛불’ 이모티콘을 올리며 탄핵을 지지했다.
‘선결제’ 문화로 탄핵 집회 참가자들을 멀리서나마 응원하는 모습도 생겼다.
가수 아이유, 그룹 뉴진스, 배우 김규리 등은 집회가 이루어졌던 서울 여의도 인근 식당과 카페 등에 다양한 먹거리를 선결제하며 집회자들의 끼니를 챙겼다.
 | | 윤 대통령 체포 찬성 집회에 참석한 김C, 반대를 지지하는 김흥국과 JK김동욱(왼쪽부터). 각자 인스타그램 및 뉴시스(김흥국) 제공 |
◆탄핵 찬성 vs 반대...연예인의 대결구도
탄핵안 가결 이후로는 대통령 퇴진 집회가 주말마다 열리고 있다.
하지만 탄핵 반대를 지지하는 단체들도 많아졌다.
탄핵안 가결 2차까지 가면서 탄핵을 막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기자 반대 진영 지지자들이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둘러싼 현재는 찬성, 반대 대립이 더욱 격렬하다.
윤 대통령은 체포영장을 거부하고 있으며 관저에 차벽과 철조망, 경호원들을 세우고 수사팀의 진입을 막고 있다.
밴드 뜨거운 감자 멤버인 김C는 지난 4일 대통령 체포 찬성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내란 수괴 체포 구속 윤석열’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관련 집회 참석을 인증했다.
반대 입장에 선 스타들도 있다.
가수 김흥국과 한국계 캐나다 국적의 가수 JK김동욱은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다.
김흥국은 지난 2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열린 대통령 지지자 집회에서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도 잘 하셨지만, 윤 대통령이 제일 잘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냈다.
JK김동욱은 자신의 SNS에 ‘대통령을 지키는 게 나라를 지키는 길이다.
공수처 후(WHO)(누구)?’라는 글까지 남겼다.
 | 드라마 '야인시대'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최준용(왼쪽)과 이원종이 엇갈린 견해를 밝혔다.
최준용은 윤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고, 이원종은 대통령의 체포를 지지하고 있다.
최준용 인스타그램, 뉴시스(이원종) 제공 |
◆‘야인시대’ 속 스타들의 엇갈린 지지
‘독재 대 민주’ 치열한 정치 투쟁을 그린 드라마 ‘야인시대’(2002) 작품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가 엇갈린 지지를 펼치는 이색적인 장면도 포착됐다.
극 중 정치 깡패 임화수 역을 맡았던 최준용은 지난 3일 서울 중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국민대회’ 연단에 올라 “대통령이 저렇게 망가졌는데 어떻게 안 나올 수가 있겠나. 지난해 느닷없이 계엄령이 선포돼 깜짝 놀랐는데 사실 더 놀란 것은 몇 시간 만에 계엄이 끝났다는 거다.
내심 아쉬웠다”고 발언했다.
반면 야인시대에서 ‘조선의 주먹’ 구마적을 연기했던 이원종은 지난 5일 관저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및 체포 찬성 집회에 참석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지키고 이러는 게 쉽지 않다.
다 된 줄 알았는데 또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누가 알았겠나. 창피하지 않나. 그만 내려오길”이라고 목소리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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