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속하는 탄핵정국으로 인해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이 연일 이슈다.
관련 발언으로 주목 받은 가수 이승환, 임영웅, 아이유, 김윤아(왼쪽부터). |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은 대중의 관심사다.
개인적인 영역이지만 SNS 등으로 의견을 피력할 경우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지속하는 탄핵정국은 연예계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논리에 맞춰 지지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반대의 경우 격한 비난을 퍼붓기도 한다.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되레 비판하는 경우도 있다.
 | | 가수 이승환. 소속사 제공. |
그간 뚜렷하게 정치색을 드러내 왔던 가수 이승환은 이번 탄핵정국에 직격타를 맞았다.
지난달 25일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이승환의 전국 투어 ‘헤븐(HEAVEN)’ 구미 공연이 구미시에 의해 취소됐다.
구미시 측은 공연 개최 반대 세력의 집회가 예고돼 ‘안전상의 이유’로 공연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승환은 SNS를 통해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안전은 핑계, 핵심은 정치적 오해를 살 발언을 하지 말라는 서약서 날인 거부 때문”이라며 김장호 구미시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이다.
그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연예인도 정치적인 발언을 할 수 있도록 헌법 소원을 내겠다”고 밝혔다.
 | | 가수 임영웅. 물고기뮤직 제공. |
최근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가수 임영웅이다.
지난달 SNS로 반려견의 소식을 전한 가수 임영웅은 “이 시국에 뭐하냐”는 누리꾼의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받았다.
“뭐요”라는 대답에 시국을 언급하며 “무신경하다”는 비판이 돌아왔고 그는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핵심 가치다.
만일 그가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고 가수로서의 본업에 충실하겠다는 의미라면 이 또한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
같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고 해서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임영웅을 향한 비판과 조롱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는 모양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반대 진영의 목소리를 낸 연예인들을 ‘줄세우기’하는 움직임이 생기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거나 탄핵 집회를 지원한 연예인들을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신고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온라인상에서는 CIA 신고 링크를 공유했고, 신고 인증샷을 올렸다.
가수 아이유, 뉴진스, 소녀시대 유리 등 탄핵 지지 시위에 나가는 이들을 이해 미리 결제 후 음식이나 음료 등을 받아가게 하는 선결제에 동참한 연예인들이 그 대상이 됐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건국전쟁’을 둘러싼 논쟁도 있었다.
가수 나얼이 SNS에 영화 포스터와 성경 구절을 적어 올리자 누리꾼들은 ‘나얼 2찍(보수 지지자) 인증’이라며 들끓었다.
2023년 배우 이영애가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5000만원을 기부하며 “이승만 초대 대통령께서는 과도 있지만 그래도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이 우뚝 솟아 있게끔 그 초석을 단단히 다져놓으신 분”이라고 쓴 편지에도 정치색이 언급되며 비판 여론이 있었다.
이영애는 이를 의식한 듯 “우리 가족은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재단에도 그분들의 고마움을 기리며 후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달라지지 않았다.
 | | 자우림 김윤아. |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두고 “며칠 전부터 나는 분노에 휩싸여 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 영화적 디스토피아가 현실이 되기 시작한다.
오늘날 같은 지옥에 대해 생각한다”고 의견을 적은 가수 김윤아의 글에는 정치권까지 나서 갑론을박을 벌였다.
소속사는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와 아쉬움을 표현한 것”이라 해명했지만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답변서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 견해를 표현할 수 있지만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경우 책임도 따르기 때문에 공개적 표현에는 신중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했다.
반면 당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연예인은 권력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발언을 정치권에서 하나하나 문제 삼는 건 그 자체가 일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반박했다.
잠잠해진 듯했으나 다음 달 자우림 콘서트 일본 개최가 알려지면서 전여옥 전 의원이 “지옥까지 가서 돈벌이한다”며 비난을 퍼부었고, 과거 발언들은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연예인들의 정치색을 둘러싼 논쟁들은 과거부터 지속하여 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 광우병 사태에 말을 얹었던 김규리는 정치적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겠다’는 발언이 주목받았고, 이를 두고 “나는 정치색 프레임의 피해자”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영향력이 큰 연예인의 정치적 발언은 중요한 사회적,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지식이 없는 정치 발언은 대중을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고 팬들을 분열시킬 가능성도 적지 않다.
대중의 사랑을 받아야하는 연예인으로서는 부담이 큰 결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신중해야한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스포츠월드(www.sportsworldi.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
|
등록안내
등록안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