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 tvN 월화드라마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2'(왼쪽부터)가 시즌1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했다. /SBS, tvN

[더팩트ㅣ최수빈 기자] 결국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었다. 시즌1이 성황리에 종료됐고 이에 힘 입어 시즌2까지 방영됐지만 모두 시즌1을 뛰어넘는 결과를 만들지는 못했다. 단순히 시청률, 화제성뿐만 아니라 완성도 측면에서도 시즌1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했다. 형보다 나은 아우를 만드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 2024년이었다.

올해는 유독 시즌2를 이어가는 작품들이 많았다. 먼저 SBS 금토드라마 '7인의 부활'이 그 포문을 열었다. 작품은 리셋된 복수의 판, 다시 태어난 7인의 처절하고 강렬한 공조를 그렸다. 총 16부작으로 지난 5월 종영했다.

'7인의 부활'은 지난해 11월 종영한 '7인의 탈출' 뒷이야기를 담았다. '7인의 탈출'은 수많은 거짓말과 욕망에 뒤엉켜 사라진 한 소녀의 실종에 연루된 7명 악인들의 생존 투쟁과 그들을 향한 피의 응징을 그린 피카레스크(악인들이 주인공인 작품) 복수극이다.

'7인의 탈출'은 앞서 '왔다! 장보리' '내 딸, 금사월' '펜트하우스' 등으로 복수극에서 두각을 드러낸 김순옥 작가의 작품이다. 특히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전개와 주인공의 강렬한 복수 예고 등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청소년 원조교제, 미성년자의 임신과 출산, 가정폭력 등이 매우 노골적으로 묘사됐다는 점에서 혹평받았다. 자극적인 요소들만 줄지어 등장하는데 그쳤다는 점, 회차를 거듭할수록 피로감만 증가한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의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최고 시청률 7.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막을 내렸다. 곧이어 시즌2의 방영이 예고됐고, 제작진은 "시청자들이 따끔하게 지적해 준 부분을 반영해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 OCN 토일드라마 '플레이어1', SBS 금토드라마 '열혈사제1'(왼쪽부터)은 많은 관심을 얻으며 종영했다. /SBS, OCN

그러나 베일을 벗은 '7인의 부활'은 '7인의 탈출'보다 더 부진한 성적으로 종영했다. 시청률은 4.4%를 기록했으며 화제성 또한 잡지 못했다. 전작의 불필요한 설정들은 대거 제거됐고 잔혹성과 선정성도 대폭 완화됐다. 일례로 금라희(황정음 분)가 다리를 절단하게 된 장면은 메스가 다리에 그어지기 직전까지만 보여주는 등 시청자들이 추측만 할 수 있도록 연출됐다.

하지만 스토리와 캐릭터의 붕괴가 시즌1보다 더욱 심해졌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최종보스로 예상되던 금라희는 갑작스럽게 갱생했으며 굳이 안 넣어도 될 방다미(정라엘 분)의 출생의 비밀, 복수의 주체자가 돼야 할 이휘소가 허무하게 죽음으로 퇴장하는 등 시청자들이 복수극에서 기대하는 포인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이에 일부 시청자들은 "차라리 시즌1이 낫다"는 평을 보내기도 했다. 이로써 '7인의 부활'은 김순옥 작가 커리어 중 최악의 실패작으로 남았다.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작품은 사기꾼, 해커, 파이터, 드라이버가 '가진 놈'들을 시원하게 털어버리는 팀플레이 액션 사기극이다. 총 12부작으로 지난 7월 막을 내렸다.

2018년 방송된 '플레이어' 시즌1은 각 분야 최고의 플레이어들이 뭉쳐 가진 놈들이 불법으로 모은 더러운 돈을 찾아 터는 머니 스틸 액션 드라마를 그렸다. 작품은 송승헌 이시언 태원석 정수정의 유쾌한 '케미'와 속 시원한 사이다 전개 등으로 호평받았다. 이에 시청률은 5.8%를 기록했으나 OCN 채널이라는 특수성에 따르면 높은 성적이었으며 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는 유의미한 결과도 도출했다.

이에 시즌2가 시청자들과 만났다. 그러나 시즌2는 빛을 보지 못하고 시청률 4.3%를 기록하는 등 조용히 퇴장했다. 특히 올해 tvN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시작으로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까지 좋은 성적을 거뒀고 그 뒤를 이어 공개된 작품인 만큼 후광을 많이 받았지만 조용히 막을 내리고 말았다.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에는 배우 이수혁 이성경 홍종현 등 특별 출연해 극의 재미를 더하기도 했다. 하지만 매번 비슷한 래퍼토리로 궁금증을 유발하고 사건이 해결되는 오래된 전개 방식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배우 엄기준, 송승헌, 김남길(위쪽부터)이 열연한 '7인의 부활' '플레이어2: 꾼들의 전쟁' '열혈사제2'가 시즌1보다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며 막을 내렸다. /방송 화면 캡처

인기리에 방영돼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한 '열혈사제' 또한 시즌1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 2019년 방송된 '열혈사제1'은 다혈질 가톨릭 사제와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가 한 살인사건으로 만나 공조 수사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작품은 김남길 김성균 이하늬가 만들어내는 신선한 '케미', 코믹과 액션, 스릴러가 자연스럽게 섞여 만들어내는 재미 등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시청률은 22.0%를 기록했으며 주연 배우 김남길은 이 작품으로 '2019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까지 수상하는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이에 시즌2를 향한 시청자들의 기대도 커졌다. '열혈사제2'는 낮에는 사제, 밤에는 천사파 보스로 활약하는 열혈 신부가 부산으로 떠나 국내 최고 마약 카르텔과 한판 뜨는 이야기를 그렸다. 총12부작으로 지난 27일 막을 내렸다.

'열혈사제'는 '코믹 수사극'을 내세우는 작품인 만큼 적재적소에 배치된 유머 코드가 큰 호평을 받았다. 이에 시즌2도 비슷한 결을 이어가긴 했으나 정도가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단순히 호불호가 갈리는 정도가 아니라 과할 정도로 개그 코드에만 집중한다는 점이다. 뜬금없이 뮤지컬과 복화술이 나와 서사가 진행된다던가, 주제의식이 드러나지 않고 배역의 분장쇼에 관심이 집중된다는 점이 많은 탄식을 자아냈다. 워낙 마니아층을 형성한 작품인 만큼 시청률 11.9%인 나쁘지 않은 기록으로 종영하긴 했으나 시즌1에 비하면 아쉬운 결과로만 느껴진다.

이 외에도 김성철·김현주 주연의 '지옥2', 박서준·한소희 주연의 '경성크리처2' 역시 시즌1의 명성을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지옥'은 시즌1이 공개 열흘 만에 1억 1천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93여 개국 톱10에 올랐던 만큼 시즌2를 향한 관심이 높았으나 조용히 퇴장하고 말았다. '경성크리처2' 역시 시즌1과 마찬가지로 루즈한 전개, 크리처물이지만 장르가 돋보이지 않는다는 점 등으로 혹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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