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사진)가 한국식품산업협회 차기 회장 후보로 단독 입후보했다.
식품산업협회는 이달 말 임시총회를 열고 박 대표를 새 협회장으로 추대할 예정이다.

15일 식품산업협회에 제출한 공약에서 박진선 대표는 "협회는 단순한 상징에서 벗어나,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실행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규제·유통·품질관리 등 각 기업이 직면한 공동의 문제를 협회가 전략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1968년 설립된 이래 국내 식품업계를 대표하는 민간단체로, 현재 190여 개 회원사를 두고 있다.
박 대표는 협회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신속 대응팀' 신설을 1순위 과제로 제시했다.
기업 피해에 적극 대응하고, 식품 안전·산업안전 분야 실무 지원 체계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원사들이 위기 상황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협회가 전면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저율관세할당(TRQ) 공동구매 개선안도 핵심 공약 중 하나다.
TRQ는 특정 품목에 대해 일정 물량만큼 저율의 관세를 적용하는 제도로, 원재료 수급에 민감한 식품기업에 있어 중요한 변수다.
박 대표는 "수급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공동구매 방식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하고, 정부와 수시로 협의하는 체계를 갖추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기존의 '과거 실적 중심 배정'에서 벗어나 기업의 고용, 수출, 생산 성장률 등 미래가능성을 반영한 산정방식으로 개선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수출 기업 지원도 강화한다.
박 대표는 "수출 희망 기업을 위한 실무 중심의 자문조직을 운영하겠다"며 "HACCP, 할랄, 비건 등 다양한 인증 획득 지원부터 국가별 가이드북 제공, 해외 박람회 부스·통역·물류까지 패키지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식품첨가물 등 국가별 규제가 상이해 현장에서 혼선을 겪는 문제도 짚었다.
박 대표는 "식품기업들이 실수 없이 각국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국가별 규제 데이터베이스를 협회 차원에서 구축·공유하겠다"고 언급했다.
수출 중에 발생하는 통관 지연, 규제 충돌 등은 '수출 애로 신고 채널'을 만들어 신속 대응하겠다는 복안도 포함됐다.
아울러 회원사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협회의 대표성과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박 대표는 "사업 기획부터 실행, 피드백까지 회원사 의견을 반영하는 구조로 전환하겠다"며 "업종별·지역별 소통 채널 운영, 중소기업 이사회 참여 확대 등을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협회가 회원사들이 진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더 많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협회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며 "식품기업이 국민의 사랑을 받고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협회가 그 중심에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1950년생인 박 대표는 1946년 창립된 샘표식품의 3세 오너 경영인으로, 간장·발효식품 중심의 내수 브랜드를 넘어 '연두' 등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해왔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전자공학 석사,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철학 박사를 받은 박 대표는 미국 빌라노바대 교수로 재직하다 1994년 샘표에 합류했으며, 1997년부터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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