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을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책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산업 분야의 AI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AI 전 분야에 걸친 동일한 투자보다 시너지가 좋은 바이오산업 분야 투자가 효율적이란 의견이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고 있는 '2025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간담회를 갖고 "바이오산업 분야가 이번에 신설된 대통령실 내 AI미래기획수석실 업무에 포함됐는데, AI를 통해 바이오 분야를 키우는 것으로 정책적 방향이 잡힌다면 매우 고무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노 회장은 "바이오산업은 AI가 집중적으로 투자될 때 가장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며 "모든 분야에 똑같이 투자하기보단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의견을 정부에 계속 전달하고 있다"며 "바이오산업을 일으키고, 국가 경제를 선도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 발전을 위해 네거티브 규제(최소 규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빠른 상황일수록 새로운 분야를 먼저 규제로 받아들인 후 시작하려 하면 매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노 회장은 이번 바이오USA에 미국을 제외하곤 한국 참가자가 가장 많은 점을 언급하며 "최근 국제 전시회 등에 국내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가고 있다.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이 글로벌로 진출하는데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약·바이오는 철저한 규제 산업이기에 네거티브 규제 체제가 아니면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다.
모든 분야를 한 번에 전환할 수 없겠지만 신약 개발 등 첨단 산업에 있어선 네거티브 규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노 회장은 또 미국의 약가 인하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우리 제약·바이오 업계엔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시장 내 점유율은 높지 않다"며 "최근 바이오시밀러와 CDMO 분야는 약진하고 있지만, 일반의약품이나 다른 신약과는 조금 다른 상황이기에 약가 인하가 시행되더라도 당장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목적이 자국민에게 의약품을 싸게 공급하겠다는 것이기에 가격경쟁력이 있는 국내 제품엔 영향이 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노 회장은 "미국의 약가 인하 등의 정책이 얼마만큼 장기적으로 지속될진 모르겠지만 궁극적으로는 미국 내 제품 생산 등을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국내에서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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