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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불매 좀" 알바 호소…빽다방 500원 커피 상생은 '뒷전'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의브랜드 할인전이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가맹점 매출과 방문자 수가 크게 늘면서 잇단 논란으로 영업 부진에 시달렸던 가맹점주들의 숨통이 일부 트였다는 평가다.
하지만 파격적인 가격 할인으로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더본코리아 가맹점 직원들은 과로를 호소했고, 인근 소상공인들은 매출 부진으로 인한 피해를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17일 더본코리아에 따르면 커피 브랜드 빽다방은 이달 인기 음료를 중심으로 집중 프로모션을 진행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방문 고객 수가 46%, 행사 당일에는 1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메리카노를 500원에 판매했던 할인 행사 기간인 10~12일 아메리카노 판매량은 행사 전주 동기 대비 약 650% 증가했으며, 빽다방 멤버십 신규 회원 수는 전주 동기 대비 약 150% 늘었다.

빽보이피자도 이달 전년 동기 대비 주문 수 150%, 매출 130% 증가하며 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 ▲연돈볼카츠 뚜열치(1356%) ▲홍콩반점 짜장면(904%) ▲한신포차 닭발(833%) ▲롤링파스타 까르보나라(462%) ▲역전우동 냉모밀(451%) ▲새마을식당 열탄불고기(304%) 등 브랜드별 대표 메뉴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방문 고객 수도 늘었다.
지난 달 13일부터 같은달 31일까지 진행된 더본 통합 할인전 행사 대상 브랜드 가맹점의 행사 당일 방문 고객 수는 전년 대비 65% 이상 증가했으며,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가맹점의 전체 방문 고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어났다.
행사 당일 기준으로는 57% 이상 증가했다.


앞서 백 대표는 지난달 6일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진 자사 제품 품질 논란과 원산지 표기 오류, 축제 현장 위생 문제 등 백 대표와 본사를 둘러싼 논란으로 일부 가맹점의 매출 하락 피해가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오세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내 7대 카드사로부터 받은 더본코리아 매출 자료에 따르면 ▲빽다방 최대 12.8% ▲홍콩반점 최대 18.3% ▲한신포차 최대 13.8% ▲역전우동 최대 19.0% 등이 감소한바 있다.


백 대표는 점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300억원을 지원하고 상생위원회 설치를 약속했다.
그 결과 지난달부터 빽다방, 홍콩반점 등 2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릴레이 할인전'을 본사 전액 비용 부담으로 진행하고 있다.
17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행사가인 500원에 판매하면 본사가 점주에게 1200원을 보상하는 식이다.


바뀐 홍보 방식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이다.
회사는 지금까지 백 대표를 앞세워 브랜드 홍보에 나섰으나, 최근에는 점주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실제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 유튜브 채널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는 백 대표 대신 가맹점주들이 출연한 영상(쇼츠) 8편이 올라왔다.
가맹점주들은 각 영상에서 새마을식당, 홍콩반점, 롤링파스타, 역전우동, 연돈볼카츠 등 본인의 매장을 각각 소개한다.


문제는 이번 할인전이 단기 프로모션으로 손님을 끌어들이는 것엔 성공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나 행사 기간 중 점주들이 과로로 쓰러지는 경우도 발생해 과도한 할인 정책 외의 상생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행사 당시 "방금 빽다방 사장님 과로로 쓰러져 (누가) 신고했나 보다.
119 구급대원들이 응급차 안에 사장님 뉘어서 상태 보신다"면서 "다행히 의식은 있으시다.
어제부터 전쟁 중이시고 매장은 알바 네 분이 여전히 전쟁 중이다.
슬픈 대한민국 자영업 현실"이라는 글 등이 올라와 화제를 끌기도 했다.


'불매'를 요청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SNS에 소진된 얼음 등의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오늘 5시간 근무했는데 280잔 팔았다", "오늘 죽다 살아남", "제발 불매 좀 부탁드립니다" 등 상황을 전했다.
한 매장 직원은 '홀 이용 X'라는 안내가 붙은 매장 사진과 함께, 수백 잔의 아이스 아메리카노 컵이 대기 중인 사진도 올라왔다.


주변 카페에는 생존 위협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서울 시내 한 빽다방 매장 옆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A 사장은 "빽다방 행사 기간 평소보다 매출이 20% 이상 줄었다"며 "3일간 행사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고 하소연했다.
타사 프랜차이즈 카페 B 직원 역시 "평소 점심시간에는 직장인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몰리는데, 빽다방 행사 기간에는 텅텅 비었었다"며 "500원의 힘이 새삼 크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백 대표가 사재를 출연하면서까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알겠지만, 방법이 너무 단순한 것 같다"며 "한 번 꺾인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은 할인전으로는 어려워 보인다.
상생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지원 대책을 하루빨리 강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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