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e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여행 전문관 '알리익스프레스 트래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항공권과 숙소, 교통, 입장권을 한 번에 예약 가능한 '원스톱 여행 서비스'를 표방하는데, 중국이 지난해 11월부터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급증한 중국 여행객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제40회 서울국제관광전 현장에서 알리익스프레스 트래블 론칭을 공식 발표했다.
알리익스프레스 트래블은 알리바바그룹 계열사 온라인 여행 플랫폼 '플리기(Fliggy)'와 연동해 전 세계 150만개 이상의 호텔과 2만5000개 이상의 직항 항공편, 8000곳 이상의 관광지·테마파크 입장권을 한 번에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한다.
알리는 한국어 고객센터를 상시 운영해 아고다 등 글로벌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소비자 불만을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알리가 여행 전문관을 선보인 것은 한국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엔더믹 전환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해외 여행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내국인 출국자 수는 779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가량 늘었다.
내국인 출국자 수는 지난해 2분기(659만8000명) 이후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다.
1분기 내국인 거주자의 카드 해외 실적은 53억5000만달러(약 7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1% 늘었다.
지난해 거주자의 해외 카드 사용 금액은 217억2000만달러(약 31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만큼, 올해에도 증가세가 이어진다면 다시 한번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중국 정부의 한국인 무비자 정책으로 인해 중국 여행이 급증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월 한중 노선을 이용한 여객 수는 총 147만 1186명으로 전월 대비 8.9%, 전년 동기 대비 29.5% 증가했다.

알리익스프레스 트래블이 연동하는 플리기는 2016년 설립된 알라바바 계열의 여행 플랫폼으로, 트립닷컴에 이어 중국에서 두 번째로 이용자가 많다.
알리 트래블의 경우 중국에 기반을 둔 여행 플랫폼인 만큼 올 들어 급증한 중국 여행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알리는 2023년 8월 한국 법인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설립하고, 같은 해 10월부터 한국 판매 채널인 '케이베뉴(K-Venue)를 론칭했다.
한국 시장 진출 초기에는 초저가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공략했는데, 케이베뉴를 통해 패션과 신선식품, 가전제품까지 상품을 확대했다.
초저가 상품의 가성비 채널에서 고가의 상품과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번 여행 전문관 개설도 '모든 것을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부터 알리는 '만능 알리' 키워드를 내세우고 있다.
여행 상품 판매는 낮은 객단가를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의 1인당 신용·체크카드 결제추정액은 10만1740원으로 쿠팡(19만3081원), G마켓(12만4320원), 쓱닷컴(14만3430원) 등 타 플랫폼에 비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항공권이나 호텔 등 판매가격이 높은 만큼 가파른 매출 성장세가 기대된다.
여행관을 통해 이용자수 확대도 예상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885만명으로 쿠팡(3400만명), 11번가(941만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앞서 11번가는 지난 4월, 기존 2위를 차지했던 알리를 제치고 이용자 수 2위에 올라섰다.
알리가 한국인 여행객 수요를 확보하면 11번가를 제치고 2위를 회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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