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D램 시장까지 1위를 차지했다.

4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D램 출하량이 감소하며 매출이 전 분기보다 7.1% 적은 97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D램 시장에선 분기 기준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고부가제품인 HBM3E의 출하량이 SK하이닉스를 1위로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의 점유율도 지난해 4분기 36.6%에서 36%로 소폭 하락했지만,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39.3%에서 33.7%로 더 크게 내리면서 삼성전자를 제쳤다.
D램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두 회사의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3.9%, SK하이닉스가 31.1%로 10%포인트 이상 차이 났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집계한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에서도 올해 1분기에 SK하이닉스 36%, 삼성전자 34%로 SK하이닉스가 앞섰다.
삼성전자는 매출에서도 전 분기보다 19.1% 줄어든 91억달러를 기록하며 2위로 내려갔다.
트렌드포스는 이를 두고 "HBM을 중국에 직접 판매하지 못하고 제품 재설계 이후 고가의 HBM3E 출하량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세계 D램 업계의 전체 매출 규모는 전 분기보다 5.5% 감소한 270억1000만달러(약 37조원)로 집계됐다.
트렌드포스는 "다가오는 2분기에는 PC 및 스마트폰 업체들이 90일간의 미국 상호관세 유예기간에 맞춰 재고 조정을 완료하고 생산량을 늘려 D램 공급업체의 출하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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