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SK텔레콤(SKT)에서 발생한 사이버 침해 사고 여파로, 5월 한 달 동안 통신 시장에서 약 94만 명의 이용자가 번호이동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5월 SKT, KT, LG유플러스, 알뜰폰(MVNO) 간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총 93만3509명으로, 해킹 사고 전인 3월(52만5937명)에 비해 약 77% 증가했다.
3월 통계에서 확인되듯, 통상 번호이동 건수는 50만 명 내외 수준이며, 지난 5년간 60만 명을 초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올해 1월 번호이동 가입자는 49만4530명이었고, 2월과 3월에도 50만 명대에 머물렀으나, SKT 해킹 사고가 발생한 4월에는 약 70만 명으로 급증했고, 5월에는 100만 명에 가까운 93만3509명을 기록했다.
SKT 해킹 사고로 가장 큰 반사이익을 얻은 통신사는 KT다.
SKT에서 KT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5월에 19만6685명으로 약 20만 명에 달했다.
이는 평소 3만~4만 명 수준이던 숫자가 4월부터 9만5953명으로 크게 늘어난 결과다.
LG유플러스도 SKT에서 15만8625명의 고객이 이동하며 이익을 봤다.
특히 4월에는 평소의 약 2배인 8만6005명이 SKT에서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하며 이례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알뜰폰으로의 이동도 두드러졌다.
SKT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이용자는 8만5180명으로, 평소 최대 5만 명대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반면, KT, LG유플러스, 알뜰폰에서 SKT로의 번호이동은 각각 1만 명대에 그쳤다.
해킹 사고 전인 2월과 3월에는 KT와 LG유플러스에서 SKT로 이동한 가입자가 4만 명대, 알뜰폰에서 SKT로 이동한 가입자가 2만 명대 수준이었다.
SKT는 4월 이용자 유심 정보 유출로 피해를 입었으며, 가입자 이탈과 신규 가입 중단 사태를 겪었다.
이에 따라 SKT는 유심 무상 교체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최신 스마트폰 모델의 공시지원금과 기기변경 지원금을 상향하며 대응 중이다.
아주경제=최연재 기자 ch0221@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