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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월 600t 생산’…中 저가 공세 뚫는 엘앤에프 스마트팩토리, 구지 3공장 가보니

최고 1100도까지 치솟는 고온의 소성로가 양쪽으로 끝없이 늘어선 공간. 문을 열자마자 뜨거운 열기가 얼굴을 덮치고, 수백 대의 롤러가 쉼 없이 회전하며 제품을 실어 나른다.


이곳은 지난 26일 찾은 대구 달성군 엘앤에프 구지3공장. 하이니켈부터 단결정 미드니켈까지 다양한 양극재 샘플이 시생산되는 엘앤에프의 핵심 생산기지다.
한 라인에서 월 600t의 양극재를 쏟아내는 초고효율 '스마트 팩토리'로 설계됐다.


이곳에선 원료 투입과 포장 공정을 제외하면 사람이 투입되는 공정을 찾아볼 수 없다.
엘앤에프는 두 공정마저도 완전 자동화 전환을 추진중이다.
사람보다 더 정밀하고 빠르게, 동시에 더 깨끗하게 생산하기 위한 설비 혁신이 모든 공정에 깃들어 있다.


엘앤에프는 고온에서 양극재 성능을 정밀하게 조율하는 '소성 공정'을 차별화 요소로 꼽고 있다.
1층에 있는 소성 공정에서는 양극재 원료를 담은 20㎏짜리 사각형 용기가 3단 5열로 쌓여 차례로 소성로로 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 공정에서 사용하는 용기와 이를 운반하는 특수 롤러 설비를 모두 자체 개발했다.


2년 넘게 개발에 매진해 완성했으며, 타사보다 많은 양의 제품을 올려도 무너지지 않도록 구조를 보강했다.
또한 700여개의 롤러마다 센서를 부착해 이상이 생기면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천천히 롤러가 회전하자 롤러마다 부착된 센서가 깜박이며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했다.


소성로에 들어가기 전에도 제품은 철저한 관리 아래 자동으로 작업 과정을 거친다.


모든 공정은 전구체 등 원료를 투입하는 3층에서 시작한다.
원료 투입 공정 작업실 한가운데에는 500㎏짜리 전구체 포대 2개가 놓여 있었다.
이곳은 자동화 창고에서 바코드로 인식돼 자동분류된 리튬과 전구체 원료를 탱크에 넣어주는 공정이 이뤄진다.
현재는 수동으로 제품을 투입하고 있지만, 올해 내 공정 전 과정을 자동화로 변경하기 위해 개발 중이다.


이렇게 투입된 원료들은 혼합 후 소성되고, 냉각된 후 순차적으로 분쇄된다.
분쇄된 제품들이 저장 탱크에 모이면 품질 균질화를 위해 제품을 골고루 섞어준다.

그 후 체분리 공정에서 입자크기를 더욱 균일하게 만들어 주는 '시빙' 작업을 거치고, 전자석 탈철기에서 금속 이물을 제거 후 포장한다.
이 모든 공정이 자동화돼 있다.
단결정 양극재를 생산하는 구지 3공장에는 잔류 리튬을 씻어주는 수세 공정이 없다.
일반적으로 단결정은 잔류 리튬의 양이 적어 수세 공정을 생략한다.
이를 통해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고 생산 속도를 높일 수 있다.


엘앤에프의 또 다른 경쟁력은 철저한 품질 관리다.
엘앤에프는 라인 간 이물질 혼입을 막기 위해 각 공정 구간을 철저히 구획해뒀다.
하나의 라인을 보려면 2~3개 문을 통과해야 한다.
김동수 엘앤에프 제조팀장은 "이 구조가 중국과 다른 국제 업체들과의 차별화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1·2공장도 마찬가지지만, 고객사들이 현장 방문 시마다 깔끔함에 놀란다"고 말했다.
3공장은 테스트 샘플만 만든다는 걸 감안해도 공장 내부엔 작은 분말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깔끔했다.


권혁원 공정개발연구소장은 "1차 경쟁력은 얼마나 많이, 빨리 만드느냐다.
이건 이미 확보됐다"며 "이젠 얼마나 미세하게 공정을 제어하느냐가 차별점인데, 이 수준은 중국이 아직 도달하지 못한 단계"라고 말했다.


엘앤에프 구지3공장은 단일 생산라인당 월 600t을 생산하고 있다.
권 소장은 "1개 라인에서 600t 이상 생산 가능한 업체는 아직 없다"며 "우리는 이 생산량을 30%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극한의 효율화와 청정 시스템, 자동화 설비까지. 엘앤에프가 중국의 초저가 공세에도 자신감을 드러내는 이유는 공정 전반이 자동화된 '스마트 팩토리' 덕분이다.
엘앤에프는 앞서가는 공정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프리미엄 리튬인산철(LFP), 차세대 양극재 등 다양한 제품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대구=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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