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간편식이 빠르게 스며들면서 지난해 소비자 5명 중 1명은 일주일에 한 번은 간편식을 구매해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간편식 안에서도 조리와 편의성의 정도에 따라 구입 빈도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간편식의 종류별 구입 주기를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샌드위치처럼 별도의 조리 없이 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섭취식품(Ready To Eat)'의 경우 일주일에 1회 구입하는 가구의 비중이 20.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즉석 카레나 국·탕처럼 간단히 데워서 먹을 수 있는 '즉석조리식품(Ready To Heat)'의 경우 한 달에 1회 구입하는 가구가 19.9%로 가장 많았지만 주 1회 구입한다는 의견도 18.3%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밀키트로 주로 불리는 '간편조리식품(Ready To Cook)'의 경우 한 달에 1회 미만으로 구입한다는 응답이 20.1%로 가장 높았던 데 비해 주 1회 구입한다는 가구는 14.4%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밀키트는 먹지 않는다는 응답도 27.2%로 다른 간편식보다 높았는데, 특히 1인 가구의 경우 32.0%가 먹지 않는다고 답해 즉석섭취식품(23.7%)·즉석조리식품(29.3%)과 차이를 보였다.
간편식이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 단축과 효율성을 높여줄 대안이라고 판단하는 소비자는 상대적으로 손이 많이 가는 밀키트의 취식빈도는 낮은 반면, 곧바로 먹을 수 있는 즉석섭취식품의 구입 빈도는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간편식을 단순한 대체식이 아닌 가정식의 새로운 형태로 받아들인 소비자는 조리시간을 조금 투입하더라도 요리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제품 위주로 구매를 늘렸다.

간편식을 구입하는 이유로는 '비용이 적어서'라는 의견이 23.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5년 전인 2019년 같은 의견을 낸 응답자가 17.8%였던 것과 비교하면 5.6%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비용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에 이어선 '조리가 번거롭고 귀찮아서(19.1%)', '조리할 시간이 없어서(17.1%)', '맛이 좋아서(12.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수년간 간편식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제품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데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며 식비 부담이 높아진 점도 간편식의 대중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간편식을 구입하지 않는 이유로도 '가격이 비싸서'라는 의견이 28.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월평균 가구 소득별로 살펴보면 월소득 100만원 미만의 소비자는 절반 가까운 43.9%가 비싼 가격을 간편식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라고 밝힌 반면 월 소득 500만원대인 소비자는 21.4%로 절반 수준이었다.
간편식이 편리함을 무기로 소비층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소비층이 가격을 부담 요인으로 느끼고 있는 셈이다.
가격 외에는 '가족의 식사는 직접 조리해야 해서(20.3%)', '맛이 없어서(16.3%)', '품질이 의심스러워서(13.4%)' 등의 이유로 간편식을 구입하지 않는 배경으로 집계됐다.

구입 채널에서는 온라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간편식의 판매 채널별 비중은 편의점이 26.9%로 가장 높았고, 대형마트(23.2%)와 슈퍼마켓(13.5%), 소형 슈퍼(7.5%) 등의 순으로 집계돼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오프라인 채널의 점유율이 조금씩 하락하는 데 반해 온라인 채널 비중은 2020년 18.4%에서 2023년 21.4%로 증가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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