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이 세계 최초로 어군 탐지 전용 드론을 개발해 조업 현장에 본격 투입한다.
연간 20만ℓ의 연료를 아끼고, 탄소 배출량을 500t 가까이 줄이는 등 조업방식의 패러다임을 친환경·디지털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원산업은 2년간의 연구개발 끝에 자체 기술로 어군 탐지 전용 드론을 개발하고, 선망선 '오션에이스(OCEAN ACE)호'에 시범 탑재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드론은 기존 범용 드론이나 헬리콥터와 달리 기획 단계부터 어군 탐지를 목적으로 설계된 첫 사례다.
동원산업은 내년까지 총 13척의 선망선에 해당 드론을 순차 도입할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동원그룹의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인 종합기술원이 주도했다.
종합기술원은 그룹 전반의 생산성 혁신·기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2023년 설립된 조직으로, 최근 동원산업 기술 부문으로 개편됐다.
국내 드론 전문기업 '프리뉴'와 협업해 원양 해역이라는 특수 환경에 맞춰 이동 중 선박 자동 이착륙, 풍속 저항, 무선 통신거리 등을 종합적으로 설계했다.
특히 기존 헬기 및 드론 대비 압도적인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드론은 배터리 기반으로 구동되기 때문에 화석연료가 필요 없다.
동원산업은 어탐 드론 도입 시 연간 20만ℓ의 연료 사용을 줄이고, 탄소 배출량을 약 500t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료비와 정비 비용 등을 합치면 최대 60%의 운영비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안전사고의 위험이 적고 배터리 탈부착이 가능해 유지보수가 쉽다.
이는 변수가 많은 해상 환경에서 사고를 예방하고, 성능 저하 없이 드론을 지속해서 운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탑재된 고밀도 배터리의 용량은 세계 최대 수준으로, 연간 비행시간은 기존 드론 대비 2배 이상 길다.
비행 최대 속도는 120㎞/h로 참치 떼보다 빨라, 실제 조업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동원산업은 향후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를 접목해 탐지 성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딥러닝 기반의 소프트웨어는 수면 위 '백파(白波)' 등 참치 어군의 움직임을 실시간 식별해 관제시스템에 전송함으로써 조업 타이밍을 최적화할 수 있다.
백파는 참치 떼가 수면 근처에 회유하는 멸치 떼를 잡아먹을 때 생기는 흰 물살을 말한다.
동원산업이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조업 방식을 혁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동원산업은 1979년 국내 최초로 헬리콥터를 탑재한 선망선을 도입한 데 이어, 2022년부터는 범용 드론을 현장에 적용해왔다.
하지만 헬리콥터는 안전사고 위험과 탄소를 배출한다는 한계가 있고, 일반 드론은 해상 환경에 취약해 고장 시 재가동까지 3~4개월이 소요되는 문제가 있었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독자 기술로 개발한 어탐 전용 드론은 선진 어업 시스템을 선도적으로 구축한다는 점에서 산업적으로 의미가 있다"며 "안전성과 생산성, 경제성을 확보하면서 친환경적인 어업을 가능하게 할 어탐 드론은 글로벌 수산업계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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