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가 멸종 위기에 놓인 토종 꿀벌을 증식해 생태계 복원에 나선다.
LG상록재단은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에 위치한 생태수목원 화담숲 인근 정광산에 토종 꿀벌 서식지를 조성하고, 2027년까지 개체 수를 400만 마리까지 늘리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LG는 이번 사업을 위해 토종벌 명인 1호 김대립 씨와 사회적 기업 비컴프렌즈와 손잡았다.
올해 100만 마리로 시작해 내년 200만 마리, 2027년 400만 마리까지 매년 2배 이상 개체 수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서식지 인근 화담숲은 밀원식물 자원이 풍부해 꿀벌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LG는 밀원수와 야생화 식재도 함께 확대할 예정이다.
토종 꿀벌은 수분 활동을 통해 돌배나무 등 자생 식물의 생장을 돕는 중요한 생물이다.
하지만 2010년대 낭충봉아부패병 확산으로 개체 수의 98% 이상이 사라지며 사실상 멸종 위기에 처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매년 수십억 마리 꿀벌이 사라지고 있어, 생태계 복원을 위한 개체 수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에 조성된 서식지는 토종벌 개량종인 '한라 토종벌'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김대립 명인은 40년간 토종벌 증식에 전념해 왔으며, 인공 분봉 기술, 여왕벌 관리 장치 등 9건의 관련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LG는 오는 6월까지 초기 도입한 꿀벌 100만 마리가 서식지에 잘 정착하도록 집중 관리할 계획이다.
증식이 완료되면 꿀벌은 양봉 피해 농가에 무상 지원된다.
함께 협업하는 비컴프렌즈는 발달장애인 양봉가를 지원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이번 사업이 장애인의 자립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LG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곤충 보호가 아니라 한국 생태계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는 활동"이라며 "생물 다양성과 자연 보전을 위한 지속 가능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LG상록재단은 그간 두루미·저어새·황새 등 천연기념물 보호, 인공 새집 설치, 야생동물 복귀 사업 등을 수행해 왔으며, 화담숲을 중심으로 남생이·어름치·반딧불이 등 토종 생물 보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올해 1월에는 화담숲이 산림청으로부터 국가 희귀·특산 식물 보전기관으로 지정됐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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