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이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총괄 부사장(36)이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앞세워 외식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낸 데 이어 디저트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김 부사장이 주도하는 신규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은 올해 1호점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10개 이상 국내 매장을 열며 아이스크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한화갤러리아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는 23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규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Benson)'의 첫 번째 매장을 공개했다.
오민우 베러스쿱크리머리 대표는 이날 "'영원히 잊지 못할 소중한 순간(Freeze the Moment)'이라는 슬로건 아래 아이스크림 본연의 가치에 대해 깊게 고민했다"면서 "정직한 원료와 투명한 제조 과정,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제품을 통해 아이스크림의 새로운 기준을 써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벤슨은 배러스쿱크리머리의 자체 브랜드로, 미국 스타일의 아이스크림을 추구한다.
브랜드 이름에는 '정직(Honesty)'과 '신뢰(Trustworthy)'의 의미를 담았다.
벤슨은 재료 본연의 맛과 품질을 위해 모든 유제품을 국내산으로 사용하고 유지방 비율과 공기 함량을 조절했다.
이상희 베러스쿱크리머리 마케팅 팀장은 "국내산 유제품으로 채워 다른 제품들과 달리 텁텁함 대신 깨끗한 뒷맛을 느낄 수 있고, 높은 유지방과 낮은 공기 함량으로 깊고 풍부한 풍미와 함께 밀도 높은 질감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선보인 1호점 '벤슨 크리머리(Creamery·유제품공장) 서울'은 아이스크림 제조 시설과 셰프 협업 디저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241평(795㎡) 규모의 3개층(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이뤄졌다.
지하 1층은 아이스크림 설비와 제조 과정을 볼 수 있는 '크리머리 랩'으로, 경기도 포천의 자체 제조 공장을 20분의 1 크기로 재현했다.
재료 선택과 제작, 포장까지 고객이 직접 할 수 있는 '커스텀 아이스크림 클래스'도 경험할 수 있다.
해당 매장은 오는 26일 정식 오픈한다.

1층은 전 제품을 시식할 수 있는 '스쿱샵', 2층은 프랑스 미식 어워드 수상 셰프인 '저스틴 리'와 협업해 프리미엄 디저트 메뉴를 선보이는 '테이스팅 라운지'를 운영한다.
테이스팅 라운지에서는 오너 셰프 '저스틴 리'가 상주해 시즌별로 아이스크림을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 메뉴를 선보인다.
해당 라운지는 다음 달 5일 오픈할 예정이다.
벤슨은 총 20가지 맛으로 론칭하며, 이후 메뉴를 확대할 방침이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대명사인 배스킨라빈스31보다 메뉴가 적다.
가격은 싱글컵(1스쿱·100g) 기준 5300원이다.
오 대표는 "특정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을 출시하거나 마케팅을 하지는 않을 예정"이라며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다채로운 선택지가 주어지게끔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벤슨은 올해 10곳 이상의 매장 및 팝업스토어를 열 계획이다.
경기 포천시에 이미 공장 시설을 마련한 만큼 속도감 있게 출점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오 대표는 "올해 오픈 예정인 10곳의 매장은 출점이 확정됐으나 협의 중인 곳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장소를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면서도 "서울의 주요 입지를 우선순위로 보고 있으며, 갤러리아의 주요 점포 입점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매장들은 직영점 형태로 운영될 예정이다.
벤슨 론칭은 김 부사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한화그룹의 유통·레저·식음료(F&B) 분야를 맡고 있다.
2023년 갤러리아 자회사 에프지코리아를 통해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를 국내에서 선보인 뒤, 지난달 서울 압구정에 파이브가이즈 7호점을 열었다.
지난해 9월에는 음료 제조업체 '퓨어플러스'를 인수하는 등 외식 시장에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오 대표는 "김 부사장은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의 F&B 사업에 대해 전반적인 의견을 제시했다"며 "김 부사장의 의견은 벤슨 브랜드의 방향성과 구체적인 제품 결정에 있어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는 본업인 한화갤러리아 백화점 부문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8.1% 쪼그라들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5.6% 급감했다.
김 부사장이 한화 유통 계열사들을 맡은 이후 내수 시장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구상이 이어졌고, 이 중 하나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사업인 셈이다.
오 대표는 "최근 퓨어플러스 인수 등 다양한 미래 먹거리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이 중 한 아이템이 아이스크림이었다"며 "벤슨은 2년 내 손익분기점 수준 달성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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