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400만명에 육박하면서 올해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수익성이 떨어지는 크루즈 여행객을 중심으로 방문객 수가 늘어나는 등 수익성 측면에선 아쉬움을 보였다.
양적 확대가 아닌 질적 성장을 위해선 인기 콘텐츠와 연계한 테마 관광 코스 개발 등 추가적인 관광 코스와 인프라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387만2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0만2873명)보다 13.7%(46만7374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9년 384만2246명으로 고점을 찍은 방한 외래 관광객은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크게 줄었다가 2023년 이후 회복하기 시작해 지난해 340만명을 거쳐 올해 1분기 기준 가장 많은 수인 387만명까지 늘었다.

1분기 400만명 가까운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으면서 올해 방한 외래 관광객 기록도 새로 쓸 수 있을 전망이다.
역대 가장 많은 외국인 방문객이 찾은 해는 2019년(1750만명)으로 지난해 이미 1637만명을 기록하며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93.5%까지 회복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관광객이 112만2169명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일본(78만2511명)과 대만(39만5466명), 베트남(12만9109명), 필리핀(12만5402명), 홍콩(11만8578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변국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으며 아시아 지역의 방문객이 전체의 82.5%(319만3222명)를 차지하는 등 쏠림현상이 심했다.
아시아 대륙 밖에서는 미국 관광객(27만8824명)이 많이 찾으며 아메리카 대륙이 9.5%(36만7974명)으로 뒤를 이었다.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고치 경신을 향해 순항하고 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1분기 크루즈 관광객은 28만7039명으로 전년 동기(19만4238명) 대비 47.7%(9만2756명) 증가해 전체 방문객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크루즈 여행을 통해 국내에 입국한 관광객은 체류 기간이 짧고 소비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방문객 수 증가에는 기여하지만 실제 관광수입 확대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관광수지 적자도 크게 개선되지 못한 모습이다.
올해 1분기 관광수지는 32억9940만달러(약 4조476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34억3010만달러) 대비 3.8% 늘어나는 데 그쳤다.
관광수입은 37억7610만달러(약 5조3520억원)로 전년 동기(33억2250만달러) 대비 13.7% 증가했지만 지출액도 70억7550만달러(약 10조280억원)로 전년(67억5260만달러) 대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큰 적자 폭이 이어졌다.
관광객 수 증가에도 올해 1분기 1인당 관광수입은 975.7달러로 전년 동기(976.4달러) 대비 오히려 0.1% 감소하며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도 남겼다.
1인당 지출액 감소는 저가 패키지 관광과 단기 체류를 선호하는 저가 개별여행객이 증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추정된다.
저가 관광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 방문객 수 확대에 그치고 한국 관광에 대한 평가는 지속적으로 악화할 수 있다.
단순 관광객 수가 아닌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을 위해선 한국 관광의 고유한 가치를 세계에 각인시킬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상품 개발이 대표적이다.
한국을 방문하는 1차 요소로 K-콘텐츠가 꼽히는 만큼 K-콘텐츠의 글로벌 열풍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연구원장은 "K-콘텐츠를 통해 특정 지역이 유명해지면서 관광지로서의 새로운 가치가 상승한 사례는 허다하다"며 "인기 콘텐츠와 연계한 테마 관광 코스를 개발하고, 팬덤을 위한 한류 체험형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K-콘텐츠 기반 축제, 공연 및 이벤트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콘텐츠가 한국 관광의 고유성을 가지면서도 가장 빠르게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가장 큰 관광 자산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을 한 번이 아닌 지속적으로 찾고 싶은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선 국가별로 관심 분야와 관광으로부터의 기대 요소가 다르므로 K-콘텐츠 외에도 K-푸드, 레저·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관광 요소를 차별화해 각국 관광객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맞춤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치안과 교통, 언어 지원 등 관광 인프라도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과제로 꼽힌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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