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의 규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변동성이 커진 만큼 규제 혁신을 통해 투자 유인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가 29일 오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개최한 '2025 국내 기업환경 세미나'에서는 '지속가능한 무역을 위한 규제 환경 조성'을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오는 10월 한국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의 규제 환경과 투자 제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조이 사쿠라이 주한미국대사관 공관차석, 박일준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등 정부와 산업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제임스 김 암참 회장 겸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오늘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이자, 한국 대선을 35일 앞둔 시점으로 한·미 양국의 경제 파트너십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양국 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한국 고유의 규제 이슈를 해결하고 보다 지속 가능하고 투명한 통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계속해서 다른 나라의 규제 환경을 언급하고 있다.
앞서 지난 24일 우리 정부와 '2+2' 재무·통상장관 협의를 진행 중인 미국 정부 측도 한국의 비관세 장벽으로 디지털 분야 규제를 지적하며 협의 테이블에 올린 바 있다.
암참이 최근 발간한 '2025 국내 비즈니스 환경 인사이트 리포트'에서도 응답 기업의 50%가 한국의 기업환경을 '평균 이하'로 평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증가한 수치이며, 응답 기업의 57%는 정부 정책이 자사 경영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또 김 회장은 "글로벌 기업의 아시아·태평양 지역본부 설립지로 떠오르려면 한국 고유의 규제가 여전히 가장 중요한 개혁분야라는 데 공통된 의견이 있다"라며 "싱가포르엔 5000개 본부가 있고, 홍콩에는 1400개가 있는데 한국은 100개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이 공관차석도 "미국 기업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 시장 접근을 막는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지난해 한국인 외국인 직접 투자는 1962년 집계 이후 역대 최대 유치 성과를 거뒀고, 지난 1분기도 견조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 환경이 여전히 매력적임을 입증하는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현금 지원 확대 등 외부 인센티브 강화 ▲글로벌 핵심 기업 지역본부에 연구개발(R&D) 센터 유치 추진 ▲투자 환경 개선 및 불필요한 규제 완화 ▲비관세 조치 분석 및 개선 등을 약속했다.
이어 "10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는 전 세계가 주목하는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라며 "산업부는 APEC 무역장관회의 의장국으로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 체제 수호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며, 한국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규제 혁신과 비즈니스 환경 개선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는 앞으로도 암참과 긴밀히 협력하여 한미 기업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투자 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오는 10월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는 한국 경제에 있어 매우 뜻깊은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기조연설 세션에서 암참 주요 회원사 대표들은 정부의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친 사푸테 노벨리스 아시아 사장은 한국에 대한 장기적 투자 확대를 위해 지속가능성, 파트너십, 경제 회복탄력성 확보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그는 "알루미늄 재활용 분야의 글로벌 선도기업인 노벨리스는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혁신을 통해 한국 순환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며 "정부가 앞장서서 자원의 효율적인 순환을 지원하고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 홀 코닝 한국 총괄사장은 한국이 세계를 연결하는 혁신의 전략적 거점임을 설명하며 "선도적인 한국 협력사들과 한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과 지원을 통해, 코닝은 혁신적인 제품과 공정 기술을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의 경쟁력을 지원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세미나는 정지은 코딧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패널 토론으로 마무리됐다.
패널 토론에서는 규제 혁신, 지속가능한 투자 확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관 협력 기반의 실질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전략들이 논의됐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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