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시장이 10년 후에 약 19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중국 기업들의 대규모 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3일 이차전지 시장 조사 업체인 SNE리서치는 '2025 리튬 이차전지 분리막 기술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리튬이차전지 분리막 시장이 2020년 39억㎡에서 2035년 599억㎡로 연평균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22억달러(약 2조6000억원)에서 128억달러(약 19조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SNE리서치는 "이러한 성장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가 주도하고 있으며, 특히 고성능 배터리에 대한 요구가 분리막 기술 혁신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기업들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에 적합한 분리막 기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수요 증가에 비해 시장 규모의 성장률은 둔화할 전망이다. 기술 혁신과 생산 경쟁 심화로 분리막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분리막 생산 능력은 2024년 기준 486억㎡에서 2035년 약 995억㎡로 두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증설을 주도하고 있다. SEMCORP(은첩고분·恩捷股?),Senior(성원재질·星源材?),Sinoma(중재과기·中材科技) 등 주요 중국 제조사들이 공격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 캐즘으로 인한 수요 둔화 속에 중국 기업과의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신규 ESS 및 북미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분리막 기업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2024년 기준 18억7000만㎥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2%의 점유율 차지하고 있다. 충북 청주 공장은 5억2000만m²,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 공장은 6억7000만m²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폴란드 공장이 풀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약 1억5400만m²의 생산능력을 통해 유럽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예정이다. SKIET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해 북미 진출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미 진출이 확정될 경우 오는 2027년까지 분리막 공장 건설을 마무리하고, 2028년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또한 WCP(더블유씨피)는 현재 충주에 6개 생산라인을 운영 중이다. 생산능력은 연산 8억2000만㎡ 규모다. 물량 대부분을 삼성SDI에 공급한다. 7·8 라인이 가동하면 3억1000만㎡가 추가돼 총 생산능력은 11억3000만㎡로 늘어난다.
해외 거점은 2025년까지 헝가리에 연간 12억㎡의 분리막 생산 라인과 코팅 라인 설비 구축을 완료 계획이며, 2026년 양산 목표이다. WCP는 북미 양산 시점은 IRA 법이 유지된다는 전제하에 2029년을 목표로 잡고 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