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난 車서도 탈출 쉽게…내년부터 안전도 평가 반영한다

자동차가 사고 등 외부 충격에도 문이 쉽게 열리는지를 따져 차량 안전도 평가에 반영하는 방안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자동차 전자장치(전장)가 늘어나면서 전원공급이 끊겼을 시 문이 열리지 않는 점을 우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다.
급발진 의심사고가 늘어난 상황을 반영해 페달 오조작 방지장치도 평가한다.

김혁 국토교통부 사무관은 26일 열린 자동차안전도평가(KNCAP, K엔캡) 콘퍼런스에서 이러한 내용을 담은 내년도 평가 방법을 발표했다.
K엔캡은 법적 안전기준보다 높은 수준에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게 알려 완성차 제작사가 안전도 높은 차량을 개발하도록 유도하는 제도다.
국내에서는 1999년 도입해 현재 3개 분야, 20개 항목을 평가해 점수를 매긴다.

이 평가를 할 때 내년부터 충돌 후 탈출·구출 안전성을 따지기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내부 탈출 용이성을 살펴 최대 2점을 뺀다.
구체적으로 전원 차단 후 문이 열리는지를 비롯해 문열림 조작장치 조작 횟수, 설치 위치 등을 살핀다.
여기에 충돌 후 좌석 안전띠 버클을 쉽게 해제할 수 있는지를 따져 충족 못 하면 0.5점을 감점한다.

충돌 후 외부에서 문열림을 평가해 최대 3점을 감점한다.
마찬가지로 전원 차단 시 외부에서 문을 열 수 있는지(-1.5점), 충돌 후 매립형 문손잡이가 돌출되는지(-1.0점)도 따진다.
최대 감점은 내부 탈출 2점, 외부 구출 4점 등 6점이다.

충돌 안전성 분야는 총 100점을 만점으로 한다.
이러한 문열림 평가는 해외 주요 지역에 앞서 시도하는 편이다.
유럽에서 하는 유로N캡에서는 비슷한 평가를 2026년부터 하기로 했다.

페달 오조작 방지 장치와 관련해서는 정지상태에서 장애물 자동차와 전·후방 거리 1m, 1.5m 거리에서 급가속 시 충돌 여부를 따진다.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 기록시간, 기록간격 간 평가를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평가방식에 반영했다.

기록항목별로 사고 전 운행정보 기록시간이 상이할 경우 가장 짧은 사고 전 운행정보 기록시간을 보유한 기록항목에 해당하는 단위점수를 주는 식이다.
마찬가지로 기록시간마다 초당 기록 횟수가 다르면 가장 낮은 초당 기록 횟수에 대해 점수를 주는 방식이다.
총 3점을 준다.
이 평가는 사고예방안전성 분야로 마찬가지로 100점 만점이다.

이밖에 차량 사고 시 자동으로 본사 등에 알리는 긴급통보장치(e콜)를 정규 평가항목에 반영하는 한편 정면충돌 시 2열 여성 탑승객 흉부상해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2026년부터는 전기차 충돌 후 화재 안전성을 평가하기로 했다.
현재는 전기차 안전성 분야가 2.2점인데 후년부터는 전기차 분야에서만 총 100점이 새로 생긴다.

한편 국토부는 전기차 화재 예방 차원에서 배터리 관리시스템(BMS)에서 일정 기준 이상 온도가 오르는 등 이상 현상을 감지하면 바로 소방당국으로 알리는 기능을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