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국립공원 토끼등에 새로 설치된 화장실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등산객들은 "자연경관을 해친다", "바람길을 막는다"며 철거를 요구했고, 강기정 광주시장도 "엉터리로 지었다"며 국립공원공단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강 시장은 지난 주말 국립공원공단 이사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광주시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무등산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화장실을 지어놨다"며 항의했다.
이어 "시민이 쉬어가는 무등산에 이렇게 지어놓은 것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며 "즉각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광주시는 해당 구간에 '국립공원공단 이사장님! 화장실! 이것은 아니지요'라는 내용의 현수막도 설치했다.
국립공원공단은 기존 간이화장실의 악취와 위생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이달 초 4억2,000만원을 들여 토끼등에 높이 6m, 연면적 80.34㎡ 규모의 화장실을 준공했다.
그러나 외관이 공개된 뒤 "건물이 지나치게 크고,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이 일었다.
바람길을 막는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공단 누리집 '고객의 소리' 게시판에도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한 시민은 "이곳은 광주시민이 즐겨 찾는 쉼터인데, 초대형 화장실로 바람을 막고 경관을 해치고 있다"며 "예산 낭비이자 시민의 쉴 공간을 침해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루빨리 철거하고 소중한 휴식 공간을 돌려달라"는 요구도 덧붙였다.
무등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토끼등과 장불재는 상하수도 연결이 어려운 지역으로, 물탱크와 정화 장치를 설치하다 보니 크기가 커졌다"며 "탐방객들이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