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언제까지 시민들의 발을 볼모로 잡을지 궁금하네요."
광주 시내버스 노조가 전면 파업을 재개한 9일 오전 광주 서구 한 버스정류장. 현충일 연휴 기간 중단됐던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이 다시 시작되면서 시민들은 발이 묶여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기준 광주에서 운행하던 1,000대의 시내버스 중 887대가 투입돼 운행률은 88.7% 수준으로 줄었다.
10개 시내버스 운송업체 중 4개 업체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해당 업체의 노선은 정상 운행됐다.
광주 시내버스 운전원 2,400여명 중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900여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출근과 등교를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버스 안내 전광판과 휴대전화 앱을 확인했고, 수십 분이 지나도 본인이 타고자 하는 버스가 오지 않자 한숨을 크게 내쉬는 모습도 보였다.
버스 운행 횟수가 줄어들다 보니 버스 내부는 금세 승객으로 가득 찼다.
출근 시간이 코앞으로 다가온 직장인들은 버스로 몸을 꾸겨 넣으며 겨우 탑승하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한 손에 캐리어를 들고 고향을 찾아온 한 시민은 전화로 '버스 파업이라 늦을 거 같아. 택시 타고 갈게'라며 가족에게 토로하고 있었다.
월요일부터 재개된 파업으로 인해 시민들은 여기저기서 불만을 쏟아냈다.
직장인 장모(33) 씨는 "시민들의 발을 묶어 협상 카드로 내놓는 것은 시내버스 노조와 사측 모두 무책임한 태도다"며 "버스를 이용하는 모든 시민이 불편을 감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시내버스 파업으로 인해 바로 옆 택시 승강장은 시민 30여명이 줄을 서는 등 북적이고 있었다.
김모(41) 씨는 "버스가 늦게 온다고 하니 기다리기 불편해 택시를 이용하려고 한다"며 "부모님이 병원에 입원해 있어 매일 병간호해야 하는데, 버스가 파업을 하니 애꿎은 택시비만 나가게 생겼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비상 수송대책을 수립, 출·퇴근 시간대 운행 간격 조정 등을 통해 노선 운행률을 80% 이상까지 가동한다.
지하철은 12회 연장 운행하며, 택시를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버스 정류장 등에 집중적으로 배차했다.
97개 노선 중 51개 노선은 정상 운행 중이고, 46개 노선은 운행 횟수가 감소했다.
시는 비노조원 운전기사 등을 투입해 운행률 80%대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노조와 사측의 입장이 첨예한 상황이라 임단협을 재개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 조율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비상 수송대책을 완벽히 하겠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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