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을 겪은 후 후유증으로 왼쪽 다리와 팔이 불편한 김모 씨(56)는 운전보다 주유가 더 큰 벽이다.
집 근처 주유소가 대부분 셀프주유소다 보니 기름을 넣을 때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쪽 손이 불편하다 보니 주유기를 조작하다 실수라도 할까 늘 노심초사다.

경기도 용인시가 김 씨처럼 셀프주유소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등 이용 약자를 위한 정책을 도입해 눈길을 끈다.
용인시는 오는 11일부터 장애인 등 셀프주유 이용 약자를 위한 '우선배려 주유서비스'를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관내 주유소 189곳 중 70%에 달하는 131곳이 셀프주유소에 이를 만큼 비중이 늘면서 이동이나 기기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등이 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용 대상자는 장애인, 임산부 등으로, 이들이 편리하게 주유할 수 있도록 직원이 돕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관내 50여 개 셀프주유소와 협력해 QR코드를 기반으로 주유소 직원을 불러 도움을 받는 호출 시스템을 구축했다.
고객이 주유기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해당 주유소로 전화가 연결되며, 직원이 나와 주유를 도와주게 된다.
시는 이를 70곳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 사업은 지난 4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공모사업에 참여해 시가 확보한 국비 2000만원을 투입해서 진행한다.
사업 수행은 기흥장애인복지관이 맡아 주유 현장의 장애인 요구를 반영해 운영한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주유를 직접 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돕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게 된 만큼 사업의 원활한 진행으로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잘 챙기겠다"며 "주유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개선책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두환 기자 dhjung6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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