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츠의 거센 추격과 시장 수성을 위한 배달의민족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배달 비수기로 여겨지는 5월에 외려 사용자가 더 늘었을 정도다.
쿠팡이츠의 턱밑 추격에 배민은 6월 들어서도 서비스 차별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5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의 사용자 수(MAU)는 각각 2240만 명, 1111만 명, 502만 명을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의 사용자가 각각 3.0%, 6.4%, 3.2% 늘었다.
대개 5월은 배달 수요가 적은 비수기로 꼽힌다.
그런데도 사용자가 증가한 것은 각 업체의 마케팅 강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때아닌 비수기 마케팅 경쟁의 배경엔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있다.
쿠팡이츠는 올해 1월 사용자 1000만 명 고지를 넘어선 이후에도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1월 이후에만 109만 명이 유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413만 명이 늘었다.
사용자 규모로만 보면 59.2% 성장한 셈이다.
쿠팡이츠의 동력은 1500만 명에 달하는 쿠팡 와우 멤버십이다.
이 고객층을 대상으로 무료배달, 할인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하는 전략으로 사용자를 그러모았다.
음식 배달 주문에 따른 혜택은 로켓배송, OTT(쿠팡플레이)와 함께 쿠팡 사용자가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게 하는 유인책이기도 하다.
쿠팡의 MAU가 3000만 이상이라는 점에 비춰볼 때 와우 멤버십 회원 증가와 쿠팡이츠 사용자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는 앞으로도 견고하다는 평가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시장 1위인 배민이다.
배민이 시장 수성을 위해 꺼낸 카드는 '포장'이다.
포장에도 수수료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이를 활성화하면 배달과 겹치지 않는 신규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
배민은 지난 4월부터 포장 활성화를 위해 약 300억원 규모의 마케팅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6월에도 인기 프랜차이즈 브랜드 등의 포장 주문 시 할인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이어갈 계획이다.
'혼밥' 수요를 겨냥한 '한그릇'도 배민의 승부수다.
1인분 식사에 적합한 음식 메뉴를 모아놓고 최소 주문금액을 없앤 카테고리다.
소량의 음식을 원할 때 최소 주문금액을 맞추지 않고도 무료배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객단가가 낮아도 배달이 이뤄지려면 배민의 투자가 필요하다.
현재 한그릇 카테고리는 서울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데, 배민은 이달 12일부터 운영 지역을 수도권을 포함한 전국 주요 지역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쿠팡이츠의 급성장은 업계 전반의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분석이다.
다만 경쟁이 심화하면 과거 제 살 깎기식의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 플랫폼 생태계 발전을 위해서는 할인 프로모션을 통한 출혈 경쟁을 지속하기보다는 서비스 다각화 경쟁을 펼쳐야 한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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