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감이 크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
21대 대선 본 투표가 시작된 3일 오전 9시 광주전남공동(나주)혁신도시 빛가람동 제1 투표소 앞. 지난달 29∼30일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광주(52.12%, 전국 3위)와 전남(56.5%.전국 1위)이 50%를 넘는 높은 투표율을 보인 탓인지 투표소 내부는 비교적 한산했다.
그런데도 사전투표를 하지 못한 시민들의 발걸음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
한전, 농어촌공사 등 공공기관 16개가 이전해 있고, 정주 여건이 비교적 좋은 탓에 고령화에 시달리는 전남임에도 비교적 젊은 유권자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그래서인지 현장에서 만난 일부 유권자들은 기존 지역정서에 뿌리깊이 박혀있는 '무조건적인 민주당' 지지보단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40대 유권자는 "전남(나주)에 거주하고 있긴 하지만, 기성세대들처럼 무조건적인 민주당 지지는 하지 않는다"라며 "바닥을 기고 있는 경제를 살려줄 수 있는 인물, 보다 현실적인 인물을 뽑기 위해 투표장에 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30대 유권자도 "내 생각을 밝히긴 그렇지만 난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이나 김문수(국민의 힘 대선 후보) 둘 다 뽑지 않을 것이다"며 "기존 정치인들에 대한 실망감이 어느 정도 있다.
그래서 이번엔 이준석(개혁신당 대선후보)을 뽑으려고 한다.
젊은 층들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다고 본다"고 입장을 설명했다.

반면 전남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목포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됐다.
"그래도 믿을 건 민주당"이라며 변함없는 지지를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목포시 하당 제 2 투표소. 이곳은 나이 지긋한 고령의 어르신부터, 장애인, 투표하러 온 부모와 함께 온 어린아이들까지 비교적 북적이는 모습이었다.
오전 6시부터 약 450여명이 현장을 찾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투표율을 제외하더라도 전체 유권자 수가 2,000여명인 점을 감안하면, 꽤 많은 시민이 현장을 찾은 셈이다.
이곳 시민들 대부분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론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을 오랜 기간 지지한 정치적 성향도 한몫했다.
목포 하당에서만 20년 넘게 거주하고 있다는 김주성(52) 씨는 "다른 지역은 몰라도 고 김대중 대통령의 고향이자, 전남 지역 민주주의 정신이 태동한 태자리인 목포는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할 수밖에 없다"며 "더욱이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반헌법적 비상계엄으로 인해 하는 것 아닌가. 철저하게 이번 선거로써 민주주의가 살아있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시 하당에서 30년 이상 살았다고 소개한 한 시민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며 "광주·전남이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해서 특별하게 혜택을 입은 것이 있나. 그래도 민주당이 정도를 걷는 공당이라는 생각에서 지지하는 것이다.
보수세력이라 불리는 이들의 최근 정치적 행보는 정말이지 두고 볼 수가 없었고, 그래서 투표하러 왔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 광주지역 선거인 수는 119만 4,471명, 전남은 155만 9,431명이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본투표는 이날 오후 8시에 종료되고 개표는 곧바로 시작된다.
대략 자정 무렵에는 당선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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