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구조물 추락 사망 사고 이후 원정 생활을 이어가던 NC 다이노스가 60여일 만에 창원NC파크로 돌아와,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돌아온 구단은 30일 한화이글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재개장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이사는 "구단의 거취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이사는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구단과 주위 환경, 그리고 지난 시간을 돌아보게 됐다"며 "더 강한 구단으로 거듭하기 위해서는 구단의 역량 강화와 함께 우리를 둘러싼 환경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다고 느꼈다"라고 했다.
그는 "야구단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라며 "이런 환경에서 야구를 할 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고, 그에 따라 더 많은 팬이 야구장을 찾게 되며,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지역사회와 구단이 동시에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이러한 환경을 함께 만들어갈 파트너십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라며 "제2의 창단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새로운 가능성들을 검토해 보고 더 많은 팬이 공감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구단이 되도록 방향성을 재설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이사는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연고지를 이전하겠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보다 이젠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
모든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것"이라며 "아직 큰 진전이 이뤄진 정도로 검토되진 않았고 이제부터 검토하겠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이나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사회에서 뿌리내리고 자리 잡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며 "D네이션이란 이름으로 지역사회 기부활동과 유소년 지원에 수억원씩 쓰고 있는데도 지역에서 노력하는 걸 크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조금 더 불합리한 대우도 있었다"고 호소했다.
"특히 지난 3월 사고를 통해 구단에게는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을 겪었다"라며 "현상 유지는 답이 아니다.
개선된 방향성을 진지하게 모색해야 할 때가 됐다고 판단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NC 다이노스 구단의 원정 생활은 LG트윈스와의 경기가 열리던 지난 3월 29일 야구장 외벽 구조물 추락 사고 여파로 시작됐다.
이날 오후 5시 20분께 NC파크 3루 쪽 매점 부근 외벽에 설치된 알루미늄 구조물 '루버'가 매점 앞에 줄을 서 있던 여성 3명 위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그중 1명이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으나 다음날 끝내 숨졌다.
사고 직후 NC파크는 임시 폐쇄됐고 추락 구조물인 '루버'는 모두 철거됐지만, 야구장 안전 점검이 길어지며 NC 구단은 부산 사직구장을 빌려 홈 경기를 치르는 등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됐다.
그러다 결국 울산 문수구장을 임시 홈으로 지정해 6경기를 치렀다.

이번 사태로 NC 구단은 타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느라 선수들의 경기력에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금전적 손해만 40억원이 넘는다고 전했다.
구단은 울산에서 남은 시즌 경기를 모두 치렀다면 피해액이 100억원을 훌쩍 넘겼을 거라 내다봤다.
NC 구단은 지난 29일 창원시 측에 창원NC파크에서 계속 야구를 하기 위해 필요한 행정적 지원과 안전관리 등 구체적 보완책을 요구했다.
이 대표이사는 "구체적이고 즉각 실행이 가능한 답변을 주길 기다리고 있다"라며 "감정적이거나 비합리적으로 연고지 이전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구단과 팬을 위한 이성적이고 합리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답변 시일을 정하진 않았다"며 "다만 창원시 답변만 기다리고 있진 않고 다른 지역에 대한 검토도 병행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는데 선거에서 어떤 사람이 지자체장이 되더라도 이번에 창원시가 제시한 보완책 등이 그때 가서 뒤집히거나 달라지지 않길 바란다"며 "창원시가 최대한 구체적으로 시행 가능한 답을 빨리 줘서 내년 지방선거 전에 창원시가 제시한 보완책이 시행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영남취재본부 이세령 기자 rye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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