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 위치한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에선 원내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병뚜껑을 모은다.
임직원은 물론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도 참여해 모은 병뚜껑은 칫솔걸이, 대나무 칫솔 세트 등으로 변신한다.
이렇게 만든 자원순환 제품은 지역 사회 취약계층에 전달된다.
공공기관에서 으레 할 법한 사회공헌 활동이다.
하지만 기정원에는 다른 의미가 있다.
국민이 참여해 제안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정원은 지금까지 200건 이상의 국민 아이디어를 모아 기관 운영 방식을 바꿔왔다.
22일 기정원은 매년 'TIPA 대국민 혁신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접수된 아이디어를 실제 정책과 사업 운영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 참여 기반의 공공서비스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2020년 시작한 공모전에는 지금까지 누적 211건의 아이디어가 접수돼 30건이 선정됐다.
기정원은 수상작에 대해 내부 구체화 단계를 거쳐 실제 제도와 서비스 개선에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착한교육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공모전에서는 지역 아동센터, 독립서점과 함께하는 도서 기부 및 문화 나눔 캠페인에 대한 아이디어가 접수됐다.
기부한 도서와 다양한 도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들에게 독서 기회를 제공하고, 독립 작가들을 지원해 지역사회의 교육·문화를 지원하자는 취지였다.
기정원은 이 아이디어를 채택했으나 독립서점에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책의 수량이 부족해 교재, 교구, 학용품 등 희망 품목을 기부하는 활동으로 진행했다.
이를 위해 세종 중부지역아동센터에서 사전 수요조사를 거쳤다.
사회 공헌 분야뿐만 아니라 기정원 본래 업무에도 국민 아이디어가 적용돼 시스템이 개선되고 있다.
2023년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케어플러스'는 연구개발(R&D) 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의 전 주기를 밀착 관리하며 지원하자는 아이디어였다.
이는 실제 업무에 반영돼 R&D 준비단계, 수행단계, 사후단계로 나눠 지원되고 있다.
이를 통해 과제당 연구비 평균 불인정 금액이 17% 감소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올해도 기정원은 국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기관 경영에 반영하기 위해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 중이다.
내달 11일까지 접수를 받는 이번 공모전은 국민 누구나 혁신 경영, ESG 경영, 소통 경영 중 하나를 선택해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된다.
특히 올해는 기관의 중장기 전략과의 연계성을 강화해 제도개선 실행 가능성이 있는 아이디어 발굴에 초점을 맞췄다.
접수된 아이디어는 1차 전문가 심사와 2차 대국민 온라인 투표를 통해 최종 10개가 선정된다.
김영신 기정원 원장은 "고객의 경험에서 비롯된 창의적인 제안은 기관 경영의 발전과 공공서비스 혁신에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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