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고나는 어릴 적 낭만이지만, 지금 기준으로는 연탄불 앞에서 씻지 않은 손과 살균되지 않은 기구를 이용해 먹던 불량식품인 것이다.
먹을 것이 많지 않던 시절에는 어떤 것을 먹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 연탄불 달고나 대신 해썹(HACCP) 인증을 받은 달고나가 판매되고 있다.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식품안전과 영양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런 변화는 2009년, 아이들의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을 제정하면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학교 매점에서 고열량·저영양 식품 등의 판매가 제한되었고, 학교 주변은 식품안전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되면서 식품소비 환경은 점차 개선되기 시작했다.
실제 어린이 식생활 안전과 영양 수준을 점수화한 어린이 식생활 안전지수는 2010년 59.6점에서 2023년 72.4점으로 약 21%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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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랑 단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
이런 변화에 맞춰 어린이 식생활 정책도 깊고 넓게 확장해 나가야 할 때다.
확장의 첫째는 산업계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다.
어린이 대상 식품산업이 주목받고 있는 요즘 어린이 식생활 정책도 규제를 넘어 건강 산업을 육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최근 식약처는 ‘제6차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종합계획(2025~2027)’을 발표해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 대상을 넓히고 나트륨·당류를 낮춘 식품 개발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정책이 확대되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건강한 식품의 개발이 촉진되고 관련 산업도 성장할 것이다.
둘째는 어린이의 올바른 선택을 위한 정보 제공을 확대하는 것이다.
2023년 식약처 기초행태조사에 따르면 5학년 초등학생의 95.2%가 영양표시 제도를 알고 있을 정도로 영양표시에 대한 어린이들의 인식은 높아졌다.
현재 조리식품의 영양표시 대상을 햄버거, 피자, 아이스크림, 제과·제빵에만 의무화하고 있지만, 어린이가 자주 섭취하는 식품까지 확대할 필요가 있다.
식약처는 영양표시 대상에 치킨, 떡볶이 등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영양표시 확대는 정보 제공을 넘어,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게 돕고, 나아가 부모가 자녀에게 올바른 식습관을 길러주는 교육으로 이어질 것이다.
셋째는 어린이 식생활 안전 환경을 확대하는 것이다.
학교 중심이었던 어린이 생활 반경이 넓어지고 있다.
2023년 여가부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이 방과후 주로 시간을 보내는 곳은 학원이며, 그 비율이 2020년 37.7%에서 2023년 75.2%로 약 두 배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 정책은 학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변화된 생활환경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
이에 식약처는 식품안전보호구역 범위를 학원가 등까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넓어진 식생활 안전 환경은 어린이가 어디서든 안전한 식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어린이날이 있는 5월은 우리 사회가 어린이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하는 시간이다.
작은 관심 하나가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기에 5월만큼은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식생활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어린이를 위한 진정한 선물이 아닐까?
김기랑 단국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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